'비운의 투수' 심수창, 다시 한 번 고개 숙이다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2015. 4. 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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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광주=김성태 기자] 기구한 운명이다. 비바람이 몰아치며 방해하는 것은 누굴 탓할 수 없다. 하지만 팀 동료가 도와주지 않는 것은 속상하기만 하다. 이전까지 장장 18연패라는 프로야구에서 보기 힘든 기록을 가진 선수가 바로 심수창이다. 시즌 첫 승 및 1,355일만의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었지만 김승회의 공 하나로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롯데는 23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9회 상대 브렛 필의 만루 홈런과 이홍구가 얻어낸 밀어내기 사구로 역전패를 허용, 6-7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10승 10패를 기록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날 가장 속상한 선수는 바로 선발 심수창. 그는 5.2이닝동안 109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이명우와 교체됐다. 볼넷이 단 두개였다. 그만큼 제구가 흔들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최고 137km까지 나오는 포크볼이 위력적이었다. 46개의 직구와 똑같은 개수인 46개의 포크볼로 승부했다. 위기상황에서 심수창의 선택은 포크볼이었다.

1회부터 좋았다. 선두타자 김호령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번 브렛 필에게는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4번 나지완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 종료. 2회는 5번 이범호와 7번 최용규에게 유격수 옆 내야 안타를 허용, 이어 8번 차일목의 내야땅볼까지 나오며 2사 1, 3루. 하지만 9번 이호신의 번트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아냈다.

3회 1사에서 2번 강한울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3번 브렛 필에게 병살타를 얻어내며 이닝 종료. 4회는 4번 나지완부터 6번 김다원까지, 3개의 탈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단단히 각오한 심수창의 투구는 쉽게 쳐내기 어려웠다. 6회 8번 차일목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9번 이호신과 1번 김호령을 모두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6회에 첫 실점이 나왔다. 선두타자 강한울과 3번 필에게 연이어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3루가 됐다. 위기 상황에서 타석에는 4번 나지완이 들어왔다. 23타수 무안타의 나지완을 상대로 심수창은 전력을 다해 던졌지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이어 6번 김다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7번 최용규를 볼넷으로 내주며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는 대타 최희섭. 하지만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몸 쪽으로 붙는 빠른 공이 볼로 판정됐다. 심수창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한가득이었지만, 끝내 밀어내기 볼넷이 됐다. 1점을 추가로 내주며 2점째를 허용.

벤치에서 염종석 코치가 올라왔다. 심수창은 본인이 계속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끝내 이명우와 교체되며 덕아웃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명우가 대타 이홍구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은 없었다.

하지만 9회 무사 만루에서 김승회가 상대 브렛 필에게 동점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끝내 이홍구가 경기를 끝내는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내며 롯데는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올 시즌, 두 번의 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과정은 좋았지만 승리와의 인연은 여전히 없었다. 이날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듯 했다. 시즌 첫 승리 겸 넥센 소속 당시 따냈던 2011년 8월 27일 롯데전 승리 이후 1335일만에 승리투수의 영광이 눈 앞까지 왔었다. 하지만 '불운의 아이콘'이라는 쓸쓸한 별명을 다시 떠안게 됐다.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dkryuj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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