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제구" 김광현의 냉정한 현실진단

2015. 2. 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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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키나와, 김태우 기자] 김광현(27, SK)이 이번 캠프 들어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부분은 역시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했던 김광현이 새 구종을 연마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화제가 되기 충분하다.

김광현은 프로 데뷔 후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리그 최고 투수 대열에 올라섰다. 2008년 16승, 2010년 17승을 거두며 KBO 리그를 평정했다. 지금도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능히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김광현은 새 구종 연마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한 노력의 땀방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그런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게 보였던 김광현이다. 커브와 체인지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커브는 가시적인 성과를 봤다.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결정구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26일 문학 넥센전, 1사 만루 위기에서 박병호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은 상징적이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만 머릿속에 담고 있었던 타자들은 갑자기 느린 커브가 들어오자 타이밍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커브에 비해 체인지업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던지기는 했지만 사실상 '보여주기용'에 가까웠다. 어떤 결정적인 상황에 자신 있게 쓸 만한 구종은 아니었다. 김광현이 지속적으로 체인지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김광현은 플로리다 1차 캠프에서 직구·슬라이더 외 구종의 비중을 높이며 절치부심했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도 의식적으로 구사 비율을 높였다. 맞더라도 개의치 않고 던진다.

물론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김광현은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은 20%도 안 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된다면 효과는 꽤 크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궤적과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슬라이더를 노리고 들어가다 체인지업이 들어오면 사실상 대처하기 어렵다. 던진다는 자체로도 타자들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에 대해 '잘 던져야 한다'라는 전제조건을 단다. 단순한 구종 추가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타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제구가 필수다. 체인지업 위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 때, 김광현은 먼저 '제구'를 말하고 있었다. 김광현은 "구종 다변화의 효과도 제구가 잘 될 때의 이야기다. 구종만 늘린다고 다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굵은 선을 그었다. 자신의 과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립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3년이 걸린다는 신구종 개발이다. 여기에 잘 던지지 않았던 변화구의 제구까지 잡으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김광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다보면 못 이룰 목표도 아니다. 김광현은 아직 젊은 투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김광현의 변화구 제구가 어디까지 나아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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