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가치 잡아라", 염경엽의 조언

박현철 기자 2015. 1. 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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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박)병호나 (강)정호나 모두 절박함을 알고 손바닥이 찢어지는 연습을 했던 선수들이다. 그런 절박함과 야구에 대한 소중함을 다른 선수들도 알고 훈련에 임해주길 바란다".

프로야구 선수 염경엽을 또렷하게 기억하는 이는 인천 야구 올드팬이 아닌 이상 그리 많지 않다.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도 "현역 시절 그리 열심히 뛰지는 않았다. 그리고 체력도 약한 편이라"라며 자신의 태평양-현대 시절이 화려하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은퇴 후 프런트-코치로 십 여 년 간을 야구판에서 지내던 염경엽. 감독 염경엽은 넥센 히어로즈의 성장과 함께 현재 야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감독 중 한 명이다.

주전 유격수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리츠 행을 결정지으며 넥센은 부동의 유격수 없이 새로운 체제로 2015시즌을 맞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넥센 전력의 약화를 이유로 들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히어로즈 초기 시행착오를 통해 체계를 갖춘 팀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전지훈련 중인 염 감독은 선수들의 단체 훈련에 있어 크게 훈수를 두지 않고 있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1-1 면담을 하고자 한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올린다는 생각 속에서 나와 코칭스태프가 하는 기술적인 이야기를 잔소리로 생각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유가 있다.

"강정호와 박병호를 보라. 모두 쉼 없이 방망이를 잡고 스윙하다 손바닥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가 나는 가운데서도 멈추지 않고 훈련했던 선수들이다. 그리고 그 노력의 가치를 자신의 부와 명예로 확실히 느끼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어떻게 강정호가 되었고 박병호가 되었는지 알고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였으면 좋겠다".

예를 든 선수 중 한 명은 올 시즌 주전 유격수 후보로 꼽히며 새 기회를 얻게 된 우타 거포 윤석민(30)이다. 윤석민은 2004년 두산 입단 이래 '제2의 김동주'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2012년 후반기 두산 타선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두산에서 확실한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고 2013년 11월 말 외야수 장민석과 트레이드되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윤석민은 1,3루 백업을 나서며 99경기 2할6푼7리 10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백업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포스트 김동주' 후보로도 꼽혔던 프로 12년차 선수의 현재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있다. 염 감독은 윤석민에 대해 "좀 더 절박함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며 야구를 향해 죽을 각오로 매달려주길 바랐다. 윤석민이 2008년 5월 공익 소집되기 전 당시 김경문 두산 감독도 윤석민에 대해 "야구를 절박하게 했으면 좋겠는데"라며 아쉬워한 바 있다.

"빠른 강습타구 처리를 어려워한 것과 달리 땅볼 타구 처리는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 주전 유격수로 가장 먼저 기회를 줄 것이다. 지난해 백업으로 팀을 위해 희생한 측면도 있고. 열심히 하고 있고 체중 감량도 잘 하고 있지만 아주 조금만 더 절박하게 매달려주길 바란다. 자신의 가치를 더 올렸으면 좋겠다. 성공하게 되면 수십억이 자기 손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윤석민은 뛰어난 일발장타력을 지니고 있으나 우리 나이 서른 하나인 만큼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본 포지션에서 주전으로서 존재감을 떨치지는 못했다. 1루에는 박병호가 있고 3루에는 김민성이 있는 만큼 어떻게보면 유격수로서 도전은 천재일우의 기회이자 선수 생활의 기로가 될 수 있다. 은퇴 기로가 아니라 주전으로 우뚝 서느냐 아니면 선수 생활 내내 그저 장타력을 갖춘 백업 선수로 남느냐 여부다.

"그라운드에 수십억의 돈이 돌아다니고 있다. 공을 잘 때려내는가, 잘 던지는가에 따라 그 선수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자기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가 여부에 그 선수의 가치를 높아지고 아니면 하락한다. 그라운드를 둘러보라. 수십억 선수가 될 수 있는 돈의 기회가 널려있다". 단체 스포츠인 만큼 팀을 중시하되 선수 자신이 가치를 드높여야 할 순간은 절실함을 바탕으로 반드시 빛을 발하길 바란다는 뜻이다.

[사진] 염경엽 감독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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