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인터뷰] 사도스키 "KBO가 더블A 수준? 경기는 봤는가?"

2015. 1. 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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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1998년 한국프로야구에 처음 외국인 선수들이 발을 들여놓은 이후 17시즌이 지났다.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을 찾았고, 또 사라졌다. 한국 야구에게 그들은 잠시 다녀가는 '이방인'이었고, 그들에게 한국은 잠시 거쳐 가는 '경유지'였다.

그러나 한국 야구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은 이들도 있다. 라이언 사도스키(33)도 그 중 하나다. 그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81경기에서 460이닝을 던지며 29승 24패 평균자책점 4.03의 성적을 올렸다.

이후 한국을 떠난 그는 틈틈이 자신의 SNS(@incugator)를 통해 한국 야구에 대한 의견을, 그것도 한글로 내놓으며 한국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야구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한국 야구의 수준을 '득점이 많이 나는 더블A 정도'라고 폄하하는 일부 미국 언론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하는 기자들은 KBO경기와 더블A 경기를 열 경기도 안 봤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그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LA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발렌시아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다. 동시에 국제 야구 컨설팅 전문 업체인 GSI(Global Sporting Integration)에서 세미나 담당이사로 활동중이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월 12일부터 14일까지는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한국 야구에 진출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원래는 그를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윈터미팅 현장에서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역할을 맡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그의 시간을 뺏을 수 없었기에 전자 우편 인터뷰로 대체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여전히 당신을 그리워하는 한국팬들이 많다. 이들에게 최근 근황을 전해달라.

먼저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내주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고 싶다. 요즘 나는 열심히 일하며 많은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한국 야구팬들이 경기장에서 뛰어난 수준의 경기를 계획해서 볼 수 있으리라는 확신과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다.

▲한국 야구에서 제법 오래 뛴 외국인 선수들도 많았지만, 당신같이 한국을 떠난 이후에도 많은 관심을 드러낸 선수는 별로 없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KBO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가장 흥미롭고 새롭게 부상하는 야구 시장이다. 한국인들은 교육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잘 교육받고, 박식함을 갖춘 문화는 사회를 번성하게 하고 있다. 나는 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일원이 되고 싶다. 여기에 한국 야구가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안팎에서 한국 야구, 특히 KBO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나친 타고투저가 이어지고 있고, 2013년 WBC에서는 1라운드에서 탈락했으며 2014년 아시안게임은 아마추어 팀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단기전 토너먼트의 경우, 뛰어난 선발진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한국 야구는 공격력이 투수나 수비에 비해 앞서 있다. KBO에는 몇몇 대단한 타자들이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도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할 수 있었다. (올림픽을 우승한) 2008년에는 투수진이 더 뛰어났다. 류현진과 김광현이라는 세계적 수준의 좌완 투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몇 년 후 다시 나타날 자연스러운 사이클이다.

▲미국 기자들 중에는 한국 야구를 '득점이 많이 나는 더블A 수준' 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ESPN 필진 중 한 명인 댄 심브로스키는 선수 이적 성향을 기준으로 KBO를 이같이 분류했다).

그런 말을 하는 기자들 중에 한국 프로야구나 더블A 경기를 실제로 본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열 경기도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기사들은 주로 대중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사람들이 쓴 글이다. 그들은 한국 야구와 더블A에 대한 전문가들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의 목적으로 기사들을 찍어내는 야구 기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에 처음 진출하는 선수들을 위한 세미나를 연다고 들었다. 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2015 시즌 처음으로 한국에 가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자 GSI와 계약했다. 이 세미나에서 나는 외국인 선수들의 문화적 부분에 대해 교육을 맡게 될 것이다.

이는 그들이 새로운 팀에 합류하기 전에 알아야 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그들의 통역가의 역할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대접받아야 할 방식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은 어떠한 기대가 합당하고 또 어떠한 기대가 비현실적인지를 교육받을 필요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2010년 이후 33%의 외국인 선수 만이 재계약을 하고 있는데, 이번 세미나가 이를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세미나를 연다고 했을 때, KBO 구단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33%는 긍정적이고, 33%는 중립적, 나머지 33%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는 모든 팀이 외국인 선수의 잔류를 도울 서비스를 원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몇몇 팀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앞으로는 모든 외국인 선수들을 알맞게 교육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미나에 참석한 선수들을 영입한 구단들은 그렇지 않은 구단보다 선수 이해도 측면에서 극적인 발전을 보일 것이다.

▲한국 야구에 도전하는 선수들 중에는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한국 야구에서 통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수급에서 시작된다. 수백만 달러를 외국인 선수에게 투자하는 구단 입장에서 스카우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 프로야구의 사정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풀타임 스카우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스카우트들이 두 나라 시장 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조화시켜 보다 좋은 선수와의 계약을 이끌어낼 것이다. 또한 한국에 이미 들어 온 재능 있는 선수들에게는 좋은 대접과 교육을 통해 재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롯데에서 뛰었던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봤을 때, 한국에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묻고 싶다.

첫 시즌 5경기를 0승 3패 6.23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작했을 때, 나는 3주간 더 한국에서 뛰는 것마저 행운이라고 느꼈다. 이 다섯 번의 경험을 통해 나는 한국 야구 문화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운이 좋게도 한국에서 언어와 문화에 대해 많이 가르쳐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며 많은 지원을 해줬다. 누구로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내 인생의 일부분이 되어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한국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전해 달라.

'경험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한국에서 야구를 하면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돈으로 많은 것들을 살 수 있지만, 경험의 가치는 값으로 매길 수 없다. 경험을 극대화하라. 그리고 그 경험 속에서 열심히 뛸 수 있었던 것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준 재능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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