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공격형 유격수 기근의 시대에서 도전을 외치다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2014. 12.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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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역대급 '투고타저' 시즌을 맞았다. 올해 메이저리그 팀들이 기록한 경기당 평균 4.07득점은 1981년 4.00점 이후 최소였다. 평균 타율은 2할5푼1리에 그쳤고 이 역시 1972년(0.244) 이후 최저 타율이었다. 평균자책점은 3.74로 1989년(3.71) 이후 가장 낮다. 모든 지표가 역대급 투고타저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에서 명확히 드러나듯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높은 타율과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던 그래프 막대기는 자연스레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모두 '낮은 타율과 평균자책점'으로 하락했다. 12년 전에 비해 평균 1.9마일(3.06km)이 빨라진 구속과 '약물시대'의 끝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작용했겠지만 올해는 분명 인상적인 '투고타저' 시즌이었다.

특히 이 '투고타저'의 영향을 직접으로 받은 포지션은 단연 유격수였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유격수의 OPS(출루율+장타율)는 6할6푼9리에 그쳐 1992년 6할5푼에 이어 2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올 시즌 야수 전 포지션 평균 OPS와 홈런

포수 : 0.688, 519홈런1루수 : 0.745, 862홈런2루수 : 0.671, 420홈런3루수 : 0.714, 603홈런 유격수 : 0.669, 364홈런우익수 : 0.715, 697홈런중견수 : 0.721, 485홈런좌익수 : 0.720, 779홈런지명타자 : 0.733, 406홈런메이저리그 평균과 합계: 0.700, 4186홈런

통계에서 명확히 드러나듯 유격수 포지션은 오직 아메리칸리그에만 존재하는, 누적 통계의 절반(유격수 2만2,740타석, 지명타자 1만1,815타석)이 부족한 지명타자보다도 홈런이 적을 정도로 파워가 떨어진 것은 물론. OPS에서도 최저인 6할6푼9리에 그쳤다.

유격수 포지션은 전통적으로 수비가 중요시되는 포지션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지만 분명 '공격이 되는 유격수'에 대한 갈증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 메이저리그의 상황이다.

일본 최고의 거포로 불렸던 마쓰이 히데키는 미국 진출 직전 시즌 일본에서 50홈런을 기록했지만 빅리그 데뷔 시즌에 16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신조 츠요시 역시 미국 진출 직전 28홈런을 일본에서 때렸지만 미국 진출 첫해 10홈런에 그쳤다. 마쓰이 카즈오도 미국 진출 직전 시즌 33홈런을 기록했지만 빅리그 데뷔 시즌 고작 7홈런에 그쳤다.

한국보다 더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는 일본프로야구의 거포들이 빅리그에서 홈런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은 강정호에게도 예외가 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올 시즌 40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평균 장타율이 5할에 육박하는 강정호는 반토막 이상이 될지라도 가능성이 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10홈런 이상을 때린 선수는 13명, 올 시즌은 12명에 불과했다. 20홈런 이상의 유격수는 지난해나 올해 모두 고작 3명. 워싱턴 내셔널스의 이안 데스몬드는 고작 2할5푼5리의 타율에 3할1푼3리의 출루율로 최고 타격을 선보인 유격수에게 주는 실버슬러거에 선정됐다.

달리 얘기하면 강정호가 10홈런 이상만 때려주면 파워에서는 메이저리그 10위권에 들 수 있고, 실버슬러거까지 가능했던 타율 2할5푼대(실제 유격수 평균 타율 0.251)만 해줘도 평균은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공격이 된다면 수비에서의 마이너스를 상쇄할 면책부가 되기도 한다.

공격형 유격수의 기근 시대에서 강정호는 '도전'을 외쳤다. 과연 빅리그에서는 공격형 유격수 기근의 시대에 강정호 역시 잡아먹힐만한 선수로 생각할지 혹은 그 기근을 타계할 열쇠로 생각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픽=김민희,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jay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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