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롯데 투수진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2014. 11. 2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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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롯데가 계획한 시나리오는 완전히 빗나갔다. 투수진의 축이 모두 사라졌다.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 롯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밖에 없다.

롯데는 이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선발 자원 장원준과 불펜진의 김사율을 팀에 잔류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장원준은 신인시절부터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으며 팀에 매년 10승 가까이를 책임졌다. 김사율 역시 15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시장으로 뛰쳐나갔고 김사율은 28일 kt와 3+1년 14억 5,000만원(옵션 포함)에 계약을 끝마쳤다. 장원준의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2명의 외국인 투수를 활용할 계획인 롯데의 2015년 플랜에서 지난 3년간 활약했던 쉐인 유먼은 사라진지 오래다. 올해 10승을 올린 크리스 옥스프링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이미 FA시장에서의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 쪽으로 초점을 맞춘 롯데다. 팀 내 자원들을 통해 투수진을 새롭게 재편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우선 롯데는 새 외국인 선수를 좌완 선발 요원에 초점을 맞추고 영입작업에 들어갔다. 약 열흘간의 도미니카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롯데 이종운 감독은 "좌완 투수 4~5명을 후보군에 두고 구단에 추천을 한 상황이다"면서 "제구력이 되고 선발로서 경기 운영이 좋은 선수들을 주로 관찰했다"고 말하며 외국인 선수 선발 계획을 밝혔다.

외국인 선수 선발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토종 선발진의 한 자리를 누가 채울 수 있느냐다. 롯데의 토종 선발진 육성에 관한 평가를 냉정하게 내리면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준 송승준과 장원준을 제외하면 새얼굴이 온전히 자리 잡은 경우는 전무했다. 장원준이 없는 사이 고원준(상무)에 기회를 줬지만 성장은 둔했고, 이상화, 홍성민, 이재곤 등에게도 기회가 돌아갔지만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찾기 힘들었다.

2010년 이후 선발과 불펜에서 5년간 198경기(연 평균 39.6경기)를 소화한 롯데의 '대표 마당쇠' 김사율의 공백도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 54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주전 마무리로 활약한 김사율은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온 이후에도 선발, 미들맨, 셋업맨, 롱릴리프 등 팀이 필요로 하는 어느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다. 막상 필요할 때 스윙맨을 도맡았던 김사율의 부재를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다.

롯데는 10승 투수 2명과 연 평균 40경기에 등판한 구원투수 없이 2015년을 대비해야 한다. 이종운 감독은 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라 생각하고 있다. 이 감독은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내부 육성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마무리 훈련을 통해서도 최대성과 이상화, 홍성민 등의 성장이 눈에 띈다고 밝힌 이 감독이다.

이미 떠나간 선수를 아쉬워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내부에서 답을 찾는 수밖에 없다. 이창원 사장은 취임식에서 "구단의 선수 육성에 좀 더 힘을 쏟고자 한다.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 도입과 스카우트 방식 개선 등의 투자를 확대해 리빌딩해 나가고자 한다"는 말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내부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투수진 자체가 '제로베이스'에 놓인 롯데.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jhra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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