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핵심 FA' 잡은 위너 SK의 특별한 전략

이정호 기자 2014. 11. 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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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평온한 자유계약선수(FA) 협상 테이블이었다. 유혹의 시선이 많아 선수 대부분이 시장의 평가를 받고자 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원 소속팀과의 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한 순간에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계약 소식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대어급 선수들이 줄줄이 팀 잔류를 선택했다. 가장 알차게 보낸 팀은 단연 SK라 할 수 있다.

이번 겨울 SK는 삼성과 함께 가장 많은 5명의 FA 권리 행사 선수를 만났다. 지키는 게 만만치 않은 험난한 일정이 예상됐다.

SK는 한 동안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세 차례 우승을 이끈 주역들은 하나둘씩 팀을 떠났고, 외부 FA 영입을 통해 데려온 조인성·임경완은 실패작으로 끝났다. 결국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영광을 뒤로 하고 두 시즌 연속 4강 탈락을 받아들어야 했다.

새 시즌 '명가 재건'을 노리는 SK는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 첫 번째가 '내부 FA'를 최대한 잡는다는 전략이었는데 우선협상 기간에 핵심 3명을 잔류시켜 대성공을 거뒀다. SK는 원 소속팀 협상 마지막날에 'FA 최대어' 최정을 역대 FA 최고 대우인 4년·86억원에 잔류시킨데 이어 김강민과 조동화를 각각 56억원, 22억원에 눌러앉혔다. 하루새 무려 164억원을 쏟아부은 것이다.

맞춤형 전략도 주효했다. 최정은 고교시절에 그를 스카우트했던 진상봉 운영팀장이 시즌내내 밀착해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임을 인지시켰다. 민경삼 단장은 "진 팀장과 최정과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면서 서로 얘기한 부분이 많아 협상 때는 오히려 수월했다"고 말했다. 팀 잔류 의지를 보여준 최정은 일찍부터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협상을 진척시켰다.

첫 만남에서 의견차가 너무 컸던 다른 둘과의 협상에서 극적인 반전이 나온 것도 일대일 맞춤 설득 덕분이었다. 김강민과의 협상에서 최근까지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며 친분이 두터운 박경완 신임 육성총괄이 참석해 거리감을 좁혔다. 조동화도 최종일 단장·운영팀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막판 고심하는 과정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구단 직원들의 설득을 받아 잔류를 결정했다.

SK는 내·외야 주축 선수들을 잔류시켜 팀의 구심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야수 나주환, 투수 이재영과의 계약은 불발됐지만 대안이 있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삼성도 내부 FA를 잡는데 총력을 기울인 끝에 굵직한 3명과 계약에 성공했다. 토종 에이스 윤성환(4년 80억원), 필승조 안지만(4년 65억원)이 남았고, 멀티 내야수 조동찬(4년 25억원)도 잔류를 택했다. 그러나 2000년 데뷔 이후 삼성에서만 뛰면서 124승을 거둔 배영수를 잔류시키지 못해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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