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찾아 떠난다는데..' 포스팅에 구단은 냉가슴

입력 2014. 11. 24. 15:44 수정 2014. 11. 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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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한국 프로야구의 양적·질적 향상과 더불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핵심 전력을 떠나보내야 하는 구단들은 명분과 실익 사이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비공개 경쟁 입찰 방식인 포스팅시스템이 활성화되자 구단들은 젊은 선수를 기대보다 낮은 돈을 받고 '울며 겨자 먹기'로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행 야구규약에 의하면 입단 후 7년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구단의 동의하에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국외로 진출하면 구단은 선수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가로 이적 구단으로부터 돈을 받게 된다.

메이저리그 진출 시 포스팅 응찰액이, 일본 진출 시 이적료가 구단으로 돌아간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 이적료가 구단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이적 때처럼 기대를 크게 웃도는 응찰액(2천573만7천737달러33센트)을 얻어낸다면 선수와 구단 모두 만족할 수 있지만, 그런 사례는 잘 나오지 않는다.

올해 김광현(SK), 양현종(KIA) 등 벌써 두 선수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으나 받아든 금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0만 달러(약 22억원)을 써낸 것이 최고 응찰액이었고, 양현종의 응찰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광현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구단은 포스팅 수용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FA 시장에서 70억원이 넘는 돈이 오가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 선수들의 가치는 포스팅 금액의 몇 배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선수의 연봉을 조금만 올려준다면 FA 이적 시 연봉의 300%를 받을 수 있다는 규약에 따라 포스팅 금액과 비슷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SK는 심사숙고 끝에 김광현의 포스팅을 수용하기로 했고, KIA 역시 양현종과 만남을 거듭하며 심사숙고하고 있다.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선수가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꿈을 좇아 도전하고 싶다'고 선언한다면, 최근 입김이 강해진 팬의 여론을 의식해서라도 이를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해외 진출을 바라보는 선수와 구단의 처지에 분명한 차이는 존재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선수들로서는 만약 해외에 진출했다가 실패하더라도 부상 없이 몸만 잘 관리했다면 큰 손해는 보지 않을 수 있다.

이혜천(NC), 이범호(KIA), 류제국(LG) 등 앞서 해외에서 잘 풀리지 않은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높은 연봉을 보장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익보다 꿈을 우선순위에 두는 순수한 열정이 앞에 있다는 점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벼랑 끝'에서의 도전은 아닌 셈이다.

반면 구단의 입장에서는 선수층이 얇은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상 핵심 선수가 빠져나가고 나면 전력 누수가 크고, 한 해 농사를 망칠 위험이 다분한 선택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선수를 주저앉히다가는 팀에서 마음이 떠나 버릴 수도 있기에, 냉가슴만 앓을 수밖에 없는 것이 구단의 속사정이다.

한국 야구의 수준이 높아지고, 한·미·일을 통틀어 좋은 선수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앞으로도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해외 진출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선수와 구단 사이에 명쾌하게 해답을 내릴 수 있도록 '합당한 대우' 등의 모호한 표현이 아니라 미리 구체적인 지침을 잡는 등의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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