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잔류 선언도 원더스 해체 못 막았다

정철우 2014. 9. 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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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스포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김성근 감독의 잔류 결심도 고양 원더스의 해체를 막지 못했다.

국내 유일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11일 전격 해체를 결정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당초 약속했던 퓨처스리그 합류 등에서 이견을 보인 것이 결정적 이유가 됐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구단의 해체 결정을 알게 된 것은 지난 8월27일 시즌 최종전 즈음이었다. 허민 구단주와 단독 면담을 통해 의중을 들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제자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만 생각했다. 때문에 구단주와 면담 자리에서 "팀을 살릴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내가 아이들을 지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올 시즌 FA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감독이다. 성적이 부진한 팀들의 러브콜을 받게 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 그러나 김 감독에겐 그를 믿고 지금까지 땀 흘린 원더스 제자들이 먼저였다.

김 감독은 허 구단주에게 "외부의 소문과 달리 프로 구단으로부터 공식 제의를 받은 바 없다. 둘 중 하나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 않다. 원더스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원더스의 감독으로 남겠다. 한 번만 더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허 구단주도 그 자리에선 "한 번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었다.

김 감독이 원더스에 남겠다는 결정을 한 건 사실상 프로야구 복귀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 결정은 사실 해체 결정 이전부터 그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래 전 부터 "나 하나만을 위해서 원더스를 떠날 수는 없다"고 수없이 말해왔다. 지난 3년 간 몇 차례 프로 복귀 제의를 받고도 바로 수락하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결국 돌아온 것은 구단 해체 결정이었다.

김 감독은 11일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위해 집을 떠나며 "아이들을 어떻게 볼지 걱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가르치고 배웠던 고양 원더스의 3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어떻게든 팀을 살려 보려던 감독의 마음도 함께 무너졌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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