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놓쳤던 金 이번엔 꼭 삼킨다" AG서 다시 뭉치는 '2005 亞청소년대회' 준우승 주역 5인

이정호 기자 입력 2014. 7. 29. 20:19 수정 2014. 7. 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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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서 끝내기포 내준 김광현 "이번엔 끝내기 삼진!" 투지쓰지우치에 당한 민병헌도 "일본에 치욕 갚을 기회 왔다"

2005년 9월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당시 대회가 아직도 종종 회자되는 것은 역대급 대표팀으로 평가받을 만큼 '될성부른 나무'들의 경연장이었기 때문이다. 대회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때 멤버들은 현재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얼굴로 성장했다. 당시 대표팀 엔트리 18명 가운데 상당수가 각 팀에서 주축 선수로 뛰고 있다.

1987년생이 주축이었던 그때 그 '황금세대'들이 다시 뭉친다. 같은 장소에서,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 28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대표 최종 엔트리 24명 중에는 2005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5명이나 포함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류현진(LA 다저스)이 빠졌으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대표팀 중심 타선을 지키는 김현수(두산)와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모처럼 태극마크를 단 김광현(SK)을 비롯해 이재원(SK), 민병헌(두산), 강정호(넥센) 등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올시즌 타격 1위를 달리면서 대표팀에 발탁된 이재원은 "아시아 청소년대회 멤버들이 많은데 또다시 뭉쳐 감회가 새롭다. 얼떨떨하고 설레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2005년 청소년대표들에겐 9년 전 이루지 못한 우승의 한을 풀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대만과의 준결승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 재역전승을 거뒀지만 일본과의 결승서는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맞고 4-5로 패했다.

이번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이 기대되는 김광현은 2005년 대회 최고 스타였다. 팀내 유일한 2학년으로 참가해 한국 대표팀이 거둔 2승(2패)을 모두 책임졌다. 11.2이닝 동안 12개의 삼진(방어율 2.33)을 잡는 빼어난 투구를 펼쳤으나 결승전에서 일본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아픔도 있다.

김광현은 "그때는 막내라서 심부름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이제는 막내가 아니다"라고 웃으면서 "그때 대표팀은 끈기와 패기가 있었고 분위기도 좋았는데 그 멤버들이 다시 모여 좋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민병헌은 일본의 좌완 에이스 쓰지우치 다카노부를 기억했다. 민병헌은 "쓰지우치가 155㎞ 넘는 빠른 공을 던져 연속으로 당했다. 이번에 일본을 만나면 그때 치욕을 씻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현수에게는 확실히 털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다. 김현수는 2005년 대회 직전 열린 드래프트에서 유일하게 프로 팀의 지명을 받지 못해 경기에서도 자연스럽게 배제됐다. 김현수는 "지명받은 선수 위주로 경기에 나가 나한테는 네 타석 정도 기회가 주어졌다. 마음이 무거웠던 대회"라고 기억을 더듬으면서 "이제 다시 그때 친구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재미있을 것 같다. 그때 진 빚을 갚기 위해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끝내기 홈런을 내준 김광현 역시 "이번에는 끝내기 삼진을 잡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이번 대회는 한국 야구 대표팀 세대교체의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을 일궈낸 대표팀의 단골 멤버였던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이대호(소프트뱅크), 이진영(LG), 정근우(한화) 등 베테랑의 이름은 없다. 그들의 빈자리를 채울 2005년 아시아 청소년 대표 멤버의 활약에 이번 대표팀의 성공과 한국야구의 미래가 결정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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