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타격' 김태완, "더 이상 내려갈 데 없다"

2014. 7. 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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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매일 매일 분노하고 있죠".

한화 오른손 거포 김태완(30)은 요즘 무섭다. '거친 남자'라는 응원가처럼 상대에게는 공포의 존재로 떠올랐다. 7월 9경기에서 32타수 14안타 타율 4할3푼8리 3홈런 11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상대 투수들은 집요하게 몸쪽 승부를 펼치며 그의 신경을 건드린다. 지난 22일 대전 NC전에서는 사구를 맞자 순간적으로 욱한 마음에 벤치 클리어링도 벌였다. 김태완은 "요즘 조금 타격이 좋으니까 몸쪽 승부를 해오는 듯하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난 못 치는데"라며 자조 섞인 말을 뱉었다. 김태완의 가슴에는 응어리 진 분노가 남아있었다.

▲ 김태완 스타일로 부활

김태완은 "작년에 너무 못했다. 올해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한다.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다"며 7월 타격감 상승에 대해 "다른 것 없다. 예전에 잘 맞을 때 타격 영상을 찾아보며 전에 하던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원래 하던대로 나의 것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제대 첫 해였던 지난해 김태완은 타율 2할2푼9리 3홈런 23타점에 그쳤다.

그는 "너무 많이 한꺼번에 바꾸려다 보니까 맞지 않았다. 나도 내가 배트가 늦게 나오는 걸 알고 있다.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런데 히팅 포인트를 앞에 놓으면 파울이 되고, 늦으면 스윙이 됐다"고 시행착오를 떠올렸다. 배트 끝을 투수 쪽으로 눕혀서 테이크백을 크게 가져가는 김태완 특유의 타격폼이 있지만 지난해에는 배트 끝을 세우며 변화를 준 것이 독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벼랑끝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안 되면 그만둬야 한다. 정말 그런 생각을 했다. 지금은 뒤를 돌아보거나 좌우를 둘러 볼 여유가 없다. 앞만 보고 간다"는 것이 김태완의 말이다. 자신의 스타일로도 부활하지 못하면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이었다. 그리고 보란듯 김태완 스타일로 살아났다.

▲ 마음의 상처, 나 자신에게 화났다

지난해 시즌은 김태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그는 "지난해 마음의 상처가 심하다. 내가 생각하는 야구가 안 돼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 심리적인 기복도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군입대 전까지 한화 부동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그가 수시로 2군에 내려가고, 한두 번 못 친다고 빠지는 것은 견디기가 힘들었다. 자신을 향한 분노도 여기서 자라났다.

올해 팀 사정도 김태완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어깨 수술과 재활로 외야 수비 복귀가 늦어진 이용규가 지명타자로 나서며 김태완의 자리가 대타로 한정됐다. 시즌 초반 대타 홈런 두 방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출장 기회가 들쭉날쭉한 탓에 타격감 조절이 쉽지 않았다. 7월 대활약도 4번타자 김태균의 부상 공백으로 찾아온 기회를 살린 것이다.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화력을 이제야 뿜어내고 있다. '분노의 타격'이다. 파울 타구에 맞은 정강이, 사구에 욱씬거리는 옆구리 통증에도 김태완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는 "지금의 나는 아프다고 빠질 위치가 아니다"며 "매일 매일 분노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김태완의 분노가 뜨거운 불방망이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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