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첫 프로 외인 배출할수 있을까

2014. 7.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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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고양 원더스가 첫 프로에 진출하는 외인선수를 배출 할 수 있을까.

고양과 KT위즈의 교류전이 열린 1일 고양구장에는 두산과 SK의 관계자가 깜짝 방문했다. 두팀은 대체 외국인선수가 필요하거나, 검토 가능성이 있는 팀이다. 이날 고양의 선발은 그동안 한국 프로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꼽혀온 우완 외국인 투수 대럴 마데이(29). 두산은 스카우트 팀장, SK는 스카우트 관계자 및 민경삼 SK 단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특히 롯데와 함께 아직까지 고양 선수를 단 1명도 영입하지 않은 SK가 민 단장까지 고양구장을 방문한 것이 눈길을 모은다. 그러나 민 단장은 "우리는 레이예스를 대체할 용병을 이미 확정했다. 고양에서 영입할 계획은 없다. KT 단장과 야구인들 인사차 고양구장을 방문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프로팀 관계자가 지켜볼 만한 용병으로 꼽히는 '당장 통할 만한 카드'는 고양의 선발 에이스 마데이와 마무리 마토스다.

▲ 대럴 마데이, 칼날 제구력-최고 151km 강속구-평균 6.8이닝 소화 두산과 SK의 관계자가 마데이의 등판일에 방문한 것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두팀 모두 용병 대체카드가 관심을 모으기 때문이다. 최근 두산은 부진한 외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의 교체설이 돌고 있다. SK는 이미 조조 레이예스를 웨이버로 공시했다. 두 팀 모두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시즌 중반 적절한 외국인선수 교체카드를 찾는 일은 만만하지 않다. 시기적으로 늦었고 길게 보고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마데이는 '대체카드'로 괜찮은 장점들을 지니고 있다.

일단 자체 경쟁력이 출중하다. 마데이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와의 교류전 17경기에서 12승2패 평균자책점 2.59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4월 19일에는 퓨처스 최강 상무를 상대로 9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하나만을 허용하고 1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면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양의 코칭스태프가 꼽는 마데이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난 이닝 소화력과 탈삼진 능력, 안정된 제구력, 출중한 스태미너다. 마데이는 올 시즌 18경기서 121⅓이닝을 던졌다. 무려 경기 당 평균 6.8이닝을 소화한 셈이다.

거기에 127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9이닝 당 10.44개라는 엄청난 수치. 거기에 볼넷은 31개만 허용하며 출중한 제구력을 과시했다. 경기당 볼넷 허용은 1.72개에 불과하다. 퓨처스리그에 당장 대입해도 단연 최정상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마데이의 엄청난 내구성과 체력이다. 마데이는 올 시즌 평균적으로 3일 휴식 후 등판간격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고양의 한 코치는 이런 등판간격에 대해 "스태미너와 기본 힘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높은 탈삼진 수치의 배경은 두 가지다. 확실한 변화구를 보유하고 있는 점과 공격적인 투구다. 이 코치는 "최고 구속 151km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고 슬라이더와 커브,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특히 주 무기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하다. 확실히 꺾이기 때문에 삼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승부를 시원시원하게 가져가는 점도 강점이다. 과감하다. 우선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잘 넣는다"며 마데이의 투구 스타일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1일 KT전서 마데이는 5이닝 4피안타 3탈삼진 4사사구 4실점(2자책)의 성적을 기록하며 드물게 부진했다. 하지만 KT의 스카우트 관계자는 "이날 고양 야수진의 수비실수가 많았다. 그래서 와르르 무너진 면이 있었다"며 부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두산과 SK가 이날 마데이의 투구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체카드로서 마데이가 갖는 장점은 더 있다.

▲ 한국야구-KBO 스트라이크존 경험 풍부 일단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남미등에서 데려올 수 있는 자원에 비해서 몸값이 저렴하다. 과거 대체 선수 영입의 경우, 급한 한국 구단의 상황을 이용해 고액의 몸값을 부르거나 무조건적인 시즌 보장 계약을 요구하는 사례가 상당했다. 반면 마데이 영입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일단 고양은 이적에 전향적인 자세다.

적응에도 강점이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마데이의 경우 퓨처스리그이긴 하지만 한국야구를 경험하고 있다"며 "특히 KBO 공식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무대를 처음 접한 외인들은 대부분 낯선 스트라이크존에 고전했다. 마데이는 그런면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의 경우, 안정감이 가장 중요하며,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험적인 카드를 꺼내들기 어렵다. 특히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시즌 전 영입에 비해서 접근부터 다르다. 한국 무대를 이미 경험했던 외인들을 대체외인으로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강속구 마무리' 오시리스 마토스도 있다 고양에서 눈여겨봐야할 외인투수는 선발 마데이 뿐만이 아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외국인 우완 마무리 오시리스 마토스(30)에게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마토스의 성적 역시 특급이다. 올 시즌 고양이 치른 56경기 중 무려 35경기에 등판해 3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53⅔이닝 동안 14개의 사사구를 허용했고 42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2이닝을 거뜬하게 막아낼 정도로 '마당쇠'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구위도 상당하다. 마토스는 최고구속 150km 정도의 강속구를 던진다. 2일 마토스는 KT를 상대로 1⅔이닝을 소화하며 1사사구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마토스의 투구를 지켜본 한 야구관계자는 "직구의 힘이 상당하다. 구위가 매우 좋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 감독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2일 김 감독은 취재진에 "마토스 정도면 1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뒷문이 불안한 구단들이라면 마토스를 마무리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마토스 역시 마데이와 마찬가지로 KBO의 공식 스트라이크존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풍부하고, 한국야구에 익숙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고양은 팀 창단 이후 역대 21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하지만 아직 외인 투수가 프로로 입단한 사례는 없었다. 고양의 2명의 외인투수가 프로의 무대를 밟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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