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이승엽, "프로 선수는 만족하는 순간 끝"

입력 2014. 6. 2. 13:00 수정 2014. 6. 2.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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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38, 삼성)은 요즘 야구장에 출근하는 게 즐겁다. '홈런 타자의 대명사'답게 호쾌한 장타력을 뽐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승부처마다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는 모습은 전성기 못지 않다.

1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이승엽은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프로 선수가 만족하는 순간 게을러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그래서 일까. 이승엽은 "항상 더 잘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프로 20년차 선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만큼 야구라는 게 참 어렵고 정답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올 시즌 활약이 돋보인다.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가.

▲아무래도 "홈런 정말 짜릿하더라",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하지만 나는 만족할 수 없다.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프로 선수가 만족하는 순간 게을러질 수 밖에 없다. 항상 더 잘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프로 20년차 선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만큼 야구라는 게 참 어렵고 정답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대로 어느 정도 하고 있고 일단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임팩트 있는 한 방이 나온 게 아닐까. 포항 경기(5월 21일 롯데전)와 잠실 경기(5월 28일 LG전)처럼. 작년보다 클러치 능력과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을 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초반 20경기가 중요하다"고 했었다.

▲기억난다. 그런데 초반 20경기도 중요하지만 매 경기 다 중요하다. 잠실 LG 3연전서 홈런을 쳤지만 안타 1개 뿐이었다. 우승하는 그 순간까지 매 경기가 중요하다.

-가볍게 툭 쳐서 담장 밖으로 넘기는 타구가 많아졌다. 복귀 이후 처음인 것 같기도 하다.

▲내겐 아주 좋은 징조다. 그게 계속 나와야 하는데 잠실 LG 3연전에서는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가볍게 툭 쳐서 장타를 만드는 게 훈련을 통해 나올 수도 있지만 순간적인 반응이 잘 됐을때 나오는 것이다. 그만큼 공에 대응이 된다는 의미 아닐까. 특히 변화구. 타격 자세를 바꾼 것도 있겠지만 작년보다 타격 밸런스 및 배트 스피드가 좋아졌다. 예전 같으면 헛스윙 또는 파울이 됐을텐데. 만족할 상태는 분명히 아니지만 작년보다 나아졌다.

-현재 분위기라면 목표(20홈런) 달성은 무난할 것 같다. 몇 개까지 칠 것 같은가.

▲그건 잘 모르겠다.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싶다. 몇 개를 치겠다고 단정짓고 싶지 않다. 더 많은 홈런, 타점, 안타를 기록하고 싶은 게 나의 바람이다. 20홈런 80타점 달성하면 다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어떠한 부분을 보완하고 싶은가.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득점타를 날리고 타율도 끌어 올리고 안타도 더 많이 쳐야 한다. 나이를 생각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더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6월 한달도 좀 더 집중해 지금보다 조금만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그게 마음대로 될 지 모르겠지만.

-서서히 더위가 찾아오는 느낌이다. 지명 타자로서 컨디션 조절에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나는 지명타자이기에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하기 보다 더 많이 뛰려고 한다. 특히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단거리 러닝을 많이 한다.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잘 치기 위해서는 준비 운동이 중요하다. 뛰는 게 최고다. 다른 선수들은 경기 중에 움직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경기를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훈련할때 만큼은 나 자신을 혹사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류중일 감독은 "11연승 비결은 이승엽과 임창용 덕분이다. 선배들이 열심히 하니 후배들이 안 할 수 없다"고 칭찬했었다.

▲아니다. 복귀 첫해에 비하면 많이 게을러졌다. 예전 같지 않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주변에서는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을 쳤다'고 말씀하시는데 앞에 있는 타자들이 그만큼 출루해서 찬스를 만들어줬고 나는 해결했을 뿐이다. 해결도 중요하겠지만 찬스를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하다.

-삼성이 과거와 비교했을때 어떤 부분이 강해진 것 같은가.

▲선수들이 야구를 알고 한다고 할까. 2002년 첫 우승할땐 선수들이 뭔지 모르게 쫓기는 느낌이었다. 우승에 대한 강박관념도 있었고. 지금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했고 선수들이 워낙 잘 하니까 톱니바퀴처럼 모든 게 잘 돌아간다. 그러면서도 자만하지 않으려고 더욱 노력한다. 우리 팀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즌은 길기 때문에 고비가 올 수도 있다. 그만큼 그 고비를 빨리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재 분위기라면 한국시리즈 4연패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한국시리즈 우승은 파란 유니폼을 입은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의 목표이자 항상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에 대한 의무다. 이유없이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 뿐이다. 이젠 주인공은 아니지만 뒤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껏 아무도 하지 못한 4연패를 달성하는 게 유일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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