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2점대 ERA' 11년 만에 사라지나
[OSEN=김태우 기자] 극심한 타고투저가 리그를 덮치고 있다. 이 와중에 '정상급 선발투수'의 기준이었던 2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4월과 5월 일정이 모두 종료된 가운데 올 시즌 2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유하고 있는 투수는 딱 한 명뿐이다. 앤디 밴헤켄(넥센)이 그 주인공으로 밴헤켄은 첫 12경기에서 2.9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2점대 바깥으로 밀려났다. 2위 양현종(KIA)이 3.03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 3.5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총 4명(밴헤켄, 양현종, 에릭, 홀튼) 뿐이다.
1일까지 3점대 평균자책점도 9명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5월까지 3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는 총 17명, 2012년은 18명이었음을 고려하면 정상급 투수들에게도 타고투저의 여파가 미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2012년에는 6명의 선수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2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보통 시즌 초반은 투수들이 유리한 여건이다. 체력에 여유가 있어 공에 힘이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정상급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낮은 쪽에서 시작해 시즌이 거듭될수록 서서히 높아지는 추세를 따른다. 실제 지난해 5월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총 6명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이 기록을 유지한 선수는 3명(찰리, 이재학, 세든)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분위기는 분명 심상치 않다.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 일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던 시기는 프로야구 역사상 딱 한 번에 불과했다. 2003년이었다. 당시 바워스(현대)는 3.01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따낸 기억이 있다. 그 후 2점대 평균자책점 선수가 사라진 일은 없었다. 국내 선수들도 적어도 1명 이상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곤 했었다.
지난해 5월까지 리그 평균자책점은 4.30, 올해 5월까지 리그 평균자책점은 5.18로 약 0.9 정도의 차이가 나고 있다. 이 간격이 더 벌어질지, 아니면 좁아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의 분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평균자책점 타이틀도 2점대에 들어갈 수 있느냐 혹은 3점대 초반을 지킬 수 있느냐에서 갈릴 확률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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