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피한 넥센, 강팀의 조건 증명하다

박은별 입력 2014. 4. 24. 22:06 수정 2014. 4. 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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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목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넥센이 연패를 피하면서 강팀의 조건을 증명해보였다.

넥센은 2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서 10-3으로 이겼다. 전날(23일) 패배를 설욕하면서 롯데와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순위는 선두를 유지했다.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은 걱정하는 점이 있었다. 연승이 끊어지면 연패에 들어가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 야구계 속설. 넥센은 전날 패배 전까지 8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자칫 이날 경기까지 패한다면 넥센은 속설대로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선발은 고졸 신인 하영민이었다. 지난 등판에서 호투했다고는 하지만 이번엔 상대 타선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 2연전서 롯데 타자들이 뽑아낸 점수만 19점. 여기에 상대 선발 투수가 베테랑 송승준이라는 점에서 넥센으로선 연패 탈출을 장담하긴 힘든 상황이었다.

경기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오늘같은 날은 더 긴장된다"고 했다. 특히 이날은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달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더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선수들에게 지금 5연패 중이라고 생각하고 경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연승이 끊긴 지금이 정신적으로 해이해질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게 염 감독의 판단이었다. 염 감독은 조금이라도 방심하지 않겠다며 이를 악 물었다.

결과적으로 염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넥센의 강력한 방망이와 빠른 불펜 교체 통해 승리를 거뒀다. 넥센에 연패는 없었다.

넥센 타자들은 4회까지 매이닝 점수를 뽑아내는 등 1회부터 송승준을 몰아붙였다. 전날 패배의 분위기를 빠르게 전환시킨 덕분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1회 2사 만루서 터진 김민성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서간 넥센은 2회초 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뺏긴 분위기는 바로 다시 가져왔다. 2회말 무사 2,3루서 로티노의 적시타가 터져나오며 다시 앞서갔다. 김민성의 솔로포까지 터지며 5-2.

4회초 다시 한 점을 뺏겨 두 점차로 추격당했지만 4회말 로티노, 이택근의 연속 안타와 박병호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서 강정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달아났다. 주도권을 뺏길듯 뺏기지 않는 넥센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후 7회 2사 후 이성열, 허도환의 몸에 맞는 볼, 볼넷으로 만든 기회서 서건창이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스코어 9-3.여기에 8회 한 점을 더 추가하며 10점째를 완성했다.

선발 하영민은 3회(3실점)까지 밖에 버티지 못했지만 넥센엔 든든한 불펜진이 있었다. 롯데와 3연전에 앞서 4일 휴식을 취한 덕분에 불펜진도 힘이 있었다.

조상우가 1이닝, 마정길이 2이닝을 틀어막으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특히 마정길은 5,6회 안타, 사사구 없이 삼진만 4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이며 큰 힘이 됐다. 7회부턴 한현희와 송신영이 책임졌다. 5-3으로 앞선 4회 2사 만루서 황재균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유한준의 호수비도 승리에 없어서는 안될 양념이었다.

염 감독은 연승을 달리든, 연패에 빠지든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즌 후반 승부처가 아닌 이상 눈앞에 보이는 1승을 위해 선수들을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늘 다짐한다.

장기전의 전략인 셈이다. 염 감독은 "연승 뒤에 연패가 온다는 이야기는 연승을 오래 하다 보면 그 연승을 지키기 위해 오버워크를 하게 되고 부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최대한 연승을 하면서도 무리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넥센은 연패를 피했다. 결국 지난 8연승이 팀 전력을 무리하게 끌어쓰며 얻은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 셈이었다. 물론 이는 넥센이 분위기에 크게 휩쓸리지 않을 정도로 짜임새와 안정감을 갖춘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넥센이 남다른 힘을 지닌 팀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인 24일 경기였다.

박은별 (star842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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