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 자진 사퇴 배경은?

한국아이닷컴 김성태 기자 2014. 4. 2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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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전 이유없이 불참..LG구단 경기후 김 감독 사퇴 의사 공식 발표

[대구=김성태 기자] LG 김기태 감독이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현역 감독이 시즌 초반 사퇴도 흔치 않지만 원정경기 도중 자진 사퇴는 초유의 일이어서 그 배경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LG구단은 23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위해 대구에 내려온 구단 직원을 통해 경기가 끝난 뒤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이 23일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김기태 감독은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밝혔지만, 현재 구단은 사퇴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고 전해 김 감독과 더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감독의 사퇴 의지가 워낙 강해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사퇴쪽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태 감독의 사퇴 조짐은 이날 경기 전 훈련때부터 있었다. 원정팀 훈련시간 내내 대구구장에 나타나지 않은데다 경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덕아웃은 조계현 수석코치가 대신 지켰다.

평소같으면 일찍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을 지도했던 김 감독이었기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LG 구단 관계자들은 사퇴 발표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덕아웃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덕아웃 분위기는 싸늘했다. 선수들 역시 미소 하나 없이 묵묵히 훈련에만 몰입했다.

김기태 감독의 사퇴가 자신의 뜻인지, 아니면 구단의 압력이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부진한 팀 성적은 평소 똑 부러지는 성격의 김감독을 상당히 짓눌렀던 것으로 보인다.

LG는 22일 삼성전까지 3연패 등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로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순위도 4승1무12패로 꼴찌로 떨어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참가할 정도로 거셌던 상승세도 푹 꺾이면서 한경기 한경기를 힘들게 치르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연고도 없었던 LG에 `잠실의 봄'을 안겨줬던 김기태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올해 만료되는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김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 1999년 삼성, 2002년 SK를 거쳐 2007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 수업을 받았다.

LG는 지도자로서의 높은 자질을 엿보인 김 감독을 2010년 코치로 영입했고, 2012년 박종훈 감독의 후임으로 사령탑에 앉혔다. 김 감독은 그해 57승4무72패(승률0,442)를 기록하며 리그 7위를 머물렀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

예상대로 2013년은 달랐다. 128경기동안 74승54패(승률0.578)를 기록하며 팀을 11년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1승3패로 아쉽게 패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만으로도 LG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다.

지난 시즌의 기대만큼 잘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만큼 김기태 감독의 어깨는 무거웠다. 하지만 올 시즌 LG의 성적은 바닥이다.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연패에 빠졌다. 실의에 빠진 선수들은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치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졌다.

LG는 김기태 감독이 빠진 자리를 당분간 조계현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한국아이닷컴 김성태 기자 dkryuj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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