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직구' 한승혁, 거친 매력으로 눈도장

입력 2014. 4. 20. 16:50 수정 2014. 4. 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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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 김태우 기자] 아직은 덜 다듬어진 원석에 가깝다. 그러나 항상 깔끔한 것이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거칠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패기와 두둑한 배짱을 보여준 한승혁(21, KIA)이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KIA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한승혁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이자 데뷔 이후 두 번째 선발 등판했다. 지난 광주 한화전에서 데뷔 후 첫 선발등판해 5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던 한승혁은 선동렬 KIA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고 결국 이날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7회 2사까지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끝에 데뷔 후 첫 승리를 낚았다.

사실 아주 깔끔한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117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는 65개, 볼은 52개였다. 그만큼 제구는 들쭉날쭉했다. 풀카운트에 몰리는 경우도, 볼 세 개를 먼저 던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직구든 변화구든 땅에 꽂힐 정도로 완전히 빠지는 공도 많았다. 스트라이크와 볼과의 격차도 컸다. 볼은 아예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를 생각을 못할 정도로 빠졌다. 우아한 투구도, 기교파적인 투구도 아닌 거친 투구에 좀 더 가까웠다.

그럼에도 한승혁은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SK 타선을 봉쇄했다. 신인급 선수답지 않은 배짱, 그리고 엄청난 위력을 과시한 직구가 그 중심에 있었다. 직전 2경기에서 17점을 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SK 타선을 말 그대로 힘으로 내리 찍었다. 변화구 구사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KIA 배터리는 줄기차게 한승혁의 최고 장점인 직구로 승부했다. SK 타선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힘에서 밀렸다. 파울이 되거나 힘없이 뜨는 공이 대다수였다.

2-1로 앞선 5회 2사 만루에서 박재상을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한승혁은 5회에만 볼넷을 두 개 내줬다. SK 타자들이 한승혁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알고 침착하게 기다렸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승혁은 박재상을 상대로 5개 모두 직구 승부를 벌였다. 베테랑 박재상의 방망이가 밀렸을 정도로 힘이 있었고 결국 5구째 151㎞ 한가운데 직구를 거침없이 꽃아 넣으며 루킹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

5회까지 86개의 공을 던졌지만 한승혁의 구위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힘 있는 직구를 던졌다. 6회 선두 최정에게 볼넷을 줬지만 스캇과 박정권이라는 장타력 있는 타자들을 모두 뜬공으로 잡았다. 힘 있는 두 타자였지만 한승혁의 구위에 밀리며 공은 멀리 뻗지 못했다. 이재원의 타석 때는 153㎞짜리 직구를 던지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등 여전히 매력적인 직구를 던졌다.

한승혁은 지난 2011년 신인지명회의에서 KIA의 1라운드 전체 8순위 지명을 받았다. 덕수고 시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눈여겨봤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난 우완투수다. 입단 이후 팔꿈치 수술을 했던 경력이 있고 아직 완성형 투수도 아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한승혁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주는 무대였다. 승리보다 더 값어치 있는 '재발견'이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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