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헤켄-로티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배터리

2014. 4. 1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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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유라 기자] 처음에는 모두들 의문부호를 달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성실함은 그들을 재평가하게 만들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좌완 앤디 밴 헤켄(35)과 외야수 비니 로티노(34)는 처음 뽑혔을 때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2012년 입단한 밴 헤켄은 희귀한 좌완 투수임에도 시범 경기 당시 직구 구속이 130km 중반에 그치면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낳았다. 올해초 '한 가락' 하던 외국인 타자들이 줄지어 한국 무대에 들어오던 당시 같이 입단한 로티노는 가장 약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밴 헤켄은 가랑비에 낙엽 젖 듯 한국 무대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팀에도 융화된 그는 2012년부터 점차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낙차 큰 변화구를 섞어 위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밴 헤켄은 2012년 11승8패, 지난해 12승10패를 하며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올해는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등 실질적인 1선발로 뛰어올랐다. 올 시즌 4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1.46.

더 드라마틱한 것은 로티노. 사실 로티노는 입단 당시 우후죽순 입단한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먼저 짐을 쌀 것 같은 타자' 중 한 명으로 자주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100홈런을 논하는 타자들 사이에서 지난해 오릭스 방출 선수라는 딱지를 떼기 힘들었고 시범경기에서는 부상까지 당했다. 그러나 포수 마스크라는 그의 비밀 병기는 그의 가치를 급격하게 한 단계 끌어올렸다. 타석에서도 꾸준하게 안타를 쳐주며 14경기 14안타 타율 3할2푼6리를 기록중이다.

넥센은 외국인 선수를 가장 정직하게 뽑는 대표적인 팀이다. 한국 야구는 사실 고정화된 외국인 선수 몸값 축소를 현실화하기 위해 지난 겨울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 30만 달러를 철폐했다. 그러나 넥센 관계자는 "우리 팀은 지금까지 뒷돈 없이 30만 달러로 외국인 선수들을 뽑고 있다"고 말했다. 로티노는 오릭스 방출 후 오히려 더 낮은 가격에 처음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 가격에 한국행을 택한 선수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절박함이었다. 여기서라도 야구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그들이 쉽게 한국 환경에 적응하게 만들었고 안일함 없이 꾸준하게 자기 기량을 향상시키도록 했다. 로티노는 특히 30만 달러라는 몸값 만으로는 끼어들 수 없는 탄탄한 팀 타선이 그를 자극시켰다.

꾸준한 넥센 외국인 선수의 '모태'는 우완 브랜든 나이트(39)다. 나이트는 2011년 삼성에서 임의 탈퇴 공시된 뒤 무릎 수술을 하고 넥센행을 택했다. 2012년 그는 7승15패로 최다패 투수가 됐으나 팀과 재계약을 하며 다시 살아갈 길을 모색했다. 그해 스프링캠프에서 손승락에게 싱커를 배운 나이트는 그해 16승4패로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됐다. 나이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넥센과 함께 하고 있는 최다 시즌 장수 외국인 선수다.

세 선수는 최근 덕아웃에서 자주 함께 어울리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밴 헤켄은 16일 잠실 LG전에서 로티노와 호흡을 맞추며 팀의 승리를 이끈 뒤 "로티노와는 첫 경기 때보다 더 안정된 것 같다. 볼 배합이 좋았다"고 말했다. 점차 궁합도 맞아가는 넥센의 세 외국인 선수들이 올해도 조용히 꾸준하게 넥센의 돌풍을 뒷받침하고 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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