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채럼버스' 채태인이 발견한 야구의 신세계

이성훈 기자 2014. 3. 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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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의 야구에 올해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

BABIP. '박스스코어' 코너에 자주 등장하는 이 기록을 다시 소개하자면 '인플레이된 타구에 대한 타율 Batting Average on Ball In Play'이다. 특히 투수의 BABIP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운'이다. 운보다 한참 덜 중요한 두 번째 요소는 팀 수비력이다. 가령 2012년 운도 없었고 한화 수비진의 도움도 받지 못한 류현진의 BABIP는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김광삼, 이명우, 김승회, 신재웅, 진명호, 이상열보다 류현진의 공을 쳤을 때 (인플레이만 되면) 안타가 되는 빈도가 더 높았던 것이다.

운이 절대적 역할을 하는 투수의 BABIP와 달리, 타자의 BABIP는 선수 본인의 기량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대체적 경향은, 땅볼-라인드라이브 타자들의 BABIP가 높고, 뜬공 타자는 낮다. 땅볼 혹은 번트를 굴려 1루로 냅다 뛰는 이치로, 라인드라이브 머신 추신수는 BABIP가 높은 대표적인 타자다. 그렇다고 뜬공타자의 가치가 낮은 건 아니다. 뜬 공은 '인플레이 안타'의 확률이 낮은 반면 담장을 넘어갈 확률이 높다. 즉 장타 양산에 유리하다. (기량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타자의 BABIP에도 운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통산 평균 대비 너무 낮은 BABIP를 기록한 타자는 다음 시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해 채태인은 조용히 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무려 0.472라는 엄청난 BABIP를 찍었다. 백인천, 장효조, 양준혁, 이종범, 김현수도 이루지 못한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BABIP다. 미국으로 눈을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300타석 이상 타자의 최고 BABIP는 1911년 타이 콥의 0.444다. 즉 지난해 채태인은 한국 야구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라인드라이브 히터로 변신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약간의 행운도 함께 했을 것이다. 항상 어떤 의미로든 놀라웠던 채태인의 야구에, 올해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이성훈 기자 che0314@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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