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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1S1B]'마이너는 없다' 류현진 계약의 백미 2가지

출처 다음스포츠 | 입력 2012.12.10 16:06 | 수정 2012.12.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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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류현진이 10일(한국시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단독 협상권을 따낸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390억원)에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와 별도로 매년 투구 이닝에 따른 보너스로 100만달러를 더 받기로 했고, 5년 뒤 성적에 따라 류현진이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옵트 아웃이 포함돼 있다.포스팅 머니(2573만 달러)를 더하면 총액이 6년 총액 6000만 달러가 넘는다.





류현진의 계약은 마감시간(한국 시간 10일 오전 7시)을 30초 앞두고 극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었다. 돈 문제였다면 보다 빨리 결정이 날 수도 있었다. 류현진은 돈에 집착하지 않는 대신, 자신이 좀 더 맘 편히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그의 뚝심은 이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 계약의 백미는 단연 마이너리그 옵션 삭제다. 성적이 부진해도 류현진과 합의하지 않으면 함부로 마이너리그로 강등 하지 못하는 조항을 넣은 것이다.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경우를 제외하면 늘 마운드에 설 기회를 얻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관계자는 "계약 총액은 이미 오래 전에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보라스는 더 많은 돈을 받으려고 했지만 정작 류현진은 돈이 아닌 다른 보장을 원했다. 다저스가 류현진의 요구를 들어주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다저스도 마이너리그 옵션을 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 프로리그만 경험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류현진이 원하는 걸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의 눈에 비쳐진 한국 야구의 위상은 매우 크게 상승했다. 류현진의 대박 계약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때문에 메이저리그 입장에선 정확한 비교 대상을 찾을 수도 없었다. 그들이 늘 안전장치를 원했던 이유다.

류현진 이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한국 선수들은 늘 이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성과에 따라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가를 수 있는 스플릿 계약을 늘 제시받곤 했었다.

류현진은 대형 계약을 성사 시키며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받은 돈만으로도 나름 충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마이너리그 옵션까지 삭제하며 보다 확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성적에 따라 5년 후 FA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도 매우 인상적인 대목이다.

다저스는 많은 돈을 투자한 만큼 류현진을 보다 길게 묶어두고 싶었을 것이다. 계약 기간 역시 양측의 협상이 장기화 되는 하나의 이유가 됐다. '5년 후 옵트 아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류현진은 자신이 하기에 따라선 만 서른 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서 FA 자격을 얻게 된다. 우리의 기대만큼 순항해 준다면 오늘의 이 계약이 초라하게 느껴질 만큼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상대적으로 나이에 덜 민감하다. 하지만 만 서른이라는 상징성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다저스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류현진이 옵트 아웃 조건을 채울만큼 활약했다면 이미 투자금은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는다는 걸 의미한다. 만에 하나 류현진을 떠나보내게 되더라도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입성기는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까지 즐겁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엄청난 금액에 놀라고 당당한 그의 위상에 마음 든든해지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