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본문

‘KIA 육상부’, 2007년 두산보다 빠르다

출처 매일경제 | 입력 2012.11.26 07:03

기사 내용

[매경닷컴 MK스포츠 최종욱 기자] "타격에는 슬럼프가 있지만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선동열 KIA 감독은 올 시즌 KIA 사령탑 취임 이후 꾸준히 기동력을 갖춘 선수들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래서일까. KIA는 올 시즌 전년 대비(113개) 19개가 증가한 팀 도루 132개로 넥센(179개) LG(140개)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선 감독 취임 후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강조한 결과다.

광주구장의 새 단장도 한몫했다. KIA는 2012시즌 개막을 앞두고 광주시와 합동으로 12억원을 들여 광주구장 잔디를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꿨다. 광주구장의 낙후된 인조잔디가 선수 부상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선수 생명마저 단축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광주구장 잔디가 천연잔디로 바뀌자 KIA 선수들은 주저 없이 뛰기 시작했다. 그동안 혹여 부상이라도 당할까 봐 딱딱한 인조잔디 위에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망설여왔던 KIA 타자들은 천연잔디가 깔린 후 틈만 나면 뛰었다. 그 결과 이용규(44개) 김선빈(30개) 안치홍(20개)은 자신들의 한 시즌 최다 도루를 기록했다.

그랬던 KIA가 2013년에는 더 빨라진다. FA 최대어 김주찬을 영입하며 9개 구단 중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하게 됐다. 김주찬은 올 시즌 도루 32개를 기록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대도(大盜)'다. 2010년에는 도루 65개로 이대형(LG)에 한 개 뒤진 도루 2위에 올랐다. 언제든지 40도루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빠른 발을 지녔다.

특히 선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부터 '기동력 야구'를 추구해온 지도자다. 거포의 장타에 의존하기보다는 정확한 타격을 앞세우면서 발 빠른 타자들의 적극적인 도루로 상대 내야와 배터리를 뒤흔드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선 감독의 야구에 발 빠른 타자들은 안성맞춤이다.

KIA는 2013시즌 김선빈을 9번, 이용규와 김주찬을 각각 1번과 2번으로 배치하는 타순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김선빈(9번)-이용규(1번)-김주찬(2번)으로 이어지는 '육상부 3인방'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KIA 육상부'는 프로야구 최초로 30도루 이상을 해낸 3명의 타자를 보유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7년의 두산보다 더욱 가공할 위력을 자랑한다.

2007년 당시 이종욱(47개) 고영민(36개) 민병현(30개)은 각자 3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두산의 '발야구'를 이끌었다. 두산은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없었지만 빠른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았다. 그 결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2013시즌 'KIA 육상부'를 주도할 이용규 김주찬 김선빈의 올 시즌 도루 개수는 각각 44·32·30개다. 2007년의 두산 못지않다. 올 시즌 20도루를 기록한 안치홍의 빠른 발도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김선빈은 2013시즌 목표로 3할 타율과 40도루를 세웠다. 밀어치기로 진루를 좀 더 많이 한다면 타율과 도루에서 상승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선빈의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면 KIA는 프로야구 최초로 한 시즌 40도루 이상을 기록한 3명의 타자를 보유한 팀이 될 수 있다. 2007년 두산 이후 '한 시즌 30도루 3명'은 2차례 더 있었다. 2009년 넥센(이택근 43개, 황재균과 김일경 각각 30개), 2010년 삼성(조동찬 33개, 김상수와 이영욱 각각 30개)이 기록했다.

하지만 '한 시즌 40도루 3명'은 아직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진기록이다. 김주찬의 합류로 더 빨라진 'KIA 육상부'는 프로야구 최초로 한 시즌 40도루 3명을 달성할 수 있을까. 2013시즌 프로야구를 지배할 '총알 탄 호랑이'의 질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choigoda@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