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야신'이 '양신'을 길들인 사연

2010. 7. 3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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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왼쪽), 양준혁 < 스포츠조선 DB >

  '야신' SK 김성근 감독과 최근 은퇴를 선언한 '양신' 양준혁(삼성)은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00년 LG 사령탑 시절 김 감독은 트레이드된 양준혁을 유난히 아끼면서도 독하게 다뤘다. 양준혁은 "힘들었지만 야구를 많이 배운 시절이다. 김 감독님은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이라고 했고, 이 얘기를 전해들은 김 감독은 "야단도 많이 쳤지만, 기본적으로 양준혁은 (야구를)너무 잘했다"고 화답했다.

 그들은 올스타전에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스턴리그 올스타팀의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은 김현수의 교체선수로 자기 팀 선수인 김재현 대신 양준혁을 출전시켰다. "대구였기 때문에 홈팬에 대한 서비스였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6회 스리린 홈런을 치며 올스타전 역대 최고령 홈런을 날렸다. 커다란 은퇴선물을 자기 자신에게 준 것. 양준혁은 덕아웃에서 김 감독에게 모자를 벗어 기용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들에게도 친해지기 위한 갈등과정이 있었다. 김 감독은 30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감독실에서 '양신 길들이기'에 관한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김 감독은 "양준혁은 휴식을 할 때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두 다리를 올려놓는, 거만해보이는 자세를 취한다"며 "LG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 하루는 그런 자세로 있길래 '다리를 그렇게 올려놓고 뭐하는 거냐'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양준혁이 정자세로 고쳐앉더라"고 했다. 김 감독은 "또 1루쪽에 있다가 3루에 있던 양준혁과 눈이 마주쳤는데 고개를 돌리더라. 그래서 불러세워놓고 '왜 눈이 마주쳤으면서 인사를 안하는 거냐'고 뭐라고 했다"고 밝혔다.

 결국 양준혁은 김 감독에게 '순한 양'이 됐고, 그들의 특별한 인연은 시작됐다. 김 감독은 "양준혁은 효자다. 기본적으로 착하다. 2001시즌이 끝나고 FA로 풀렸는데, 당시 선수협 문제가 있었다. LG 구단에게 '양준혁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착한 아이다. 내가 책임질테니 LG에서 꼭 계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는데, 결국 LG에서 잡지 못하고 삼성으로 갔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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