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그랜드슬램,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

입력 2014. 10. 1. 20:15 수정 2014. 10.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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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한국 남자 레슬링의 간판 스타 김현우(삼성생명)의 그랜드슬램. 얼마나 대단한가.

김현우가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한국 레슬링 사상 3번째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그리고 아시안게임까지 석권했다. 김현우는 1일 인천 도원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급 결승에서 가나쿠보 다케히로(일본)를 4-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의 그랜드슬램이 완성된 순간이다.

김현우의 그랜드슬램 도전은 이날 최대 관심사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66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김현우는 한 체급을 올려 출전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74kg급과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77kg급까지 석권했다. 특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2010년 66kg급, 지난해 74kg급에 이어 3개 체급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최강자임을 굳건히 했고, 2년 전 런던올림픽서는 한쪽 눈에 멍이 든 상황에서도 정신력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온 국민에 감동을 선사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추가하면 박장순(자유형 대표팀 감독)과 심권호(대한레슬링협회 이사)에 이어 3번째로 레슬링 그랜드슬램 달성이었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7위에 그친 아쉬움까지 씻어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힘든 훈련을 하려먼서도 쉴 때마다 틈틈이 맞대결 예상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보며 분석했다. 김현우는 "그랜드슬램이 걸려있지만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보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면 그랜드슬램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고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리고 해냈다. 8강전부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기술보다는 지능적인 밀어내기로 상대를 당황케 했다. 힘에서 밀리지 않으니 가능했다. 특히 4강전서는 도찬 카르티코프(카자흐스탄)를 수차례 매트 밖으로 밀어내며 한 점씩 쌓은 끝에 결승행을 확정했다. 결승 상대 가나쿠보는 김현우와 견줘 한 수 아래였다. 올해는 카자흐스탄 아크몰린스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결승서 김현우에 패해 은메달에 그친 바 있다.

김현우는 결승서도 압도적이었다. 1라운드에서 4-0으로 앞서 나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8강과 준결승서 보여준 재치 있는 밀어내기는 나오지 않았으나 상대 빈틈을 놓치지 않고 기술로 2점씩을 쌓아 나갔다. 가나쿠보는 이렇다 할 공격조차 해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아시아 최강자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 것.

하지만 김현우에게 자만이란 없다. 그는 "아직 그랜드슬램 달성이 실감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목표는 오로지 올림픽 금메달뿐이었고, 그 이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그랜드슬램은 실감나지 않는다. 아직 젊으니 더 할 수 있다.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 언젠가는 1인자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 레전드라는 칭호도 부끄럽다"며 웃었다.

그랜드슬램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자신감이다. 그는 "안한봉 감독님께서도 항상 자신감을 주문하신다. 무조건 금메달 딴다고 말씀해주셨다"며 "나보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는 각오로 뛰었다. 우리가 훈련량은 2~3배 많다. 자신 있었다. 자신감이 80%는 먹고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2012년 올림픽을 시작으로 2년 만에 달성한 김현우의 그랜드슬램. 노력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대기록이었다.

박장순, 심권호. 한국 레슬링의 레전드다. 이제 김현우가 그 뒤를 잇는다. 본인은 "레전드라는 칭호는 부끄럽다"며 손사레를 쳤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그가 레전드라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현우가 금메달 확정 직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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