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만코치 유영대 "좋아 해야할지 아쉬워해야할지"
(인천=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네요."
30일 인천 강화군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53㎏급 결승에서 황윈원(대만)이 윤정연(한국체대)을 꺾고 금메달을 따자 유영대 대만 대표팀 코치는 이 같은 말로 현재 기분을 표현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영대 코치는 지난해 모교인 한국체대 교수의 추천을 받아 대만 대표팀 코치를 맡게 됐다.
대만 대표팀의 유일한 한국인 코치인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대만 선수들에게 태권도 전술과 기술을 가르치며 그들을 세계 정상급으로 이끌었다.
유 코치는 "처음에 대만에 왔을 때는 말도 안 통하고 힘든 점이 많았는데 이제 여기 교포와 결혼도 하고 자리를 잡았다"며 "대만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도 꾸준히 메달을 땄으니 (코치 생활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대만에서의 생활을 돌아봤다.
황윈원은 지난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 때 윤정연과 붙어 연장에서 졌던 경험이 있다.
경기 중에도 코트에 붙어 황윈원에게 힘내라는 뜻인 '진셩'을 외치며 용기를 북돋운 유 코치는 "윤정연 선수가 공격력이 약한 편이고 나중에는 발 공격 위주로 하니 먼저 때리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작전을 짰다"며 "내가 가르치는 선수가 이겨서 기쁜 마음도 있지만 모교 후배가 져서 아쉬운 마음도 크다"고 얘기했다.
유 코치를 비롯해 앞서 여자 49㎏급의 차나팁 손캄(태국)을 우승으로 이끈 태국 대표팀의 최영석 감독 등 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지도자는 여럿 있다.
유 코치는 태권도가 한국이 종주국이지만 외국에서 배울 점도 많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만은 모든 경기를 다 녹화해놔서 특정 선수 경기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꺼내서 볼 수 있는데 한국은 최근에야 녹화를 시작한 듯하다"며 "예전 경기 비디오를 보면 상대 전력을 분석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도하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상금이 400만원이었는데 대만에서는 이번 대회 금메달에 체육회에서 1억을 걸었다"며 "돈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대만에서 코치 생활을 하는데 가장 힘든 점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에서는 선수들이 말을 잘 듣는데 여기서는 그냥 가르치는 코치가 아니라 매니저처럼 뭘 먹는지 등 생활까지 다 관리해줘야 한다"며 "예의범절도 좀 가르쳐야겠다"고 웃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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