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운동회'라니, 모욕이다"..살벌한 기자회견

2014. 9. 26. 1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아시안게임 조직위 미디어 브리핑도 '냉랭'

미숙한 대회 진행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소통을 위해 만든 자리일 텐데 분위기는 냉랭했다. 한 기자가 물었다.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아시안 운동회'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이런 비난을 받는 근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권경상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발끈했다. "동의할 수 없다. 오씨에이(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도 '열일곱번의 아시안게임 중 가장 진행이 잘 되고 있는 대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진행 노하우를 배우려고 몇몇 나라들로부터 연락이 오고있다. 그런데 운동회라니 굉장한 모욕이다."

대회 초반 미숙한 운영과 터져나오는 문제점들을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보자며 조직위가 마련한 미디어브리핑은 되레 갈등을 더 부추기는 현장 같았다. 26일 송도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선 고성이 나왔다. 한 기자의 질문을 조직위가 개인 의견이라며 무시한 게 이유였다. 권 사무총장은 "쏟아지는 지적이나 보도는 어떻게 생각하냐? 오씨에이 회장의 생각인가 본인의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참고해달라"며 말을 돌렸다. 질문을 한 기자가 "그게 대답이냐!"며 소리를 질렀다. 뒤이어 브리핑 사회자가 상황을 정리했다. "개인적 의견을 표명하려면 다른 시간을 이용해 주십시오."

연일 쏟아지는 비판에 조직위 책임자들의 표정과 말에도 날이 서 있었다. 답변의 내용보다 무성의해 보이는 태도가 분위기를 더 나쁘게 했다. 한 외신기자가 "도핑 테스트 결과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냐"고 묻자 "도핑은 오씨에이 소관이다. 조직위가 발표할 내용이 아니다"고 답했고, 히잡 착용 불허 방침에 반발해 출전을 거부한 카타르 여자 농구팀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브리핑에 참석한 한 기자는 "(조직위가) 대회 진행자이자 행사의 주인인데도 '자기네(조직위)들은 좌우지간 잘못한 게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이래가지곤 대화가 진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조직위 한 관계자는 "언론들이 무턱대고 비판만 한다. 긍정적인 면도 보도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인천/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허지웅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매력적…그래서 더 폐지해야"석촌호수 '미스터리'…하루 7천톤이나 새나간다는데 모두 어디로?'구남친'보다 찌질한…, 난 '구여친'이었다[화보] 서울 모던타임즈, 50~60년대 서울의 모습 고스란히…[화보] 죽기 전에 꼭 가고 싶은 호수 21곳, 어디?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