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주부 볼러' 손연희가 말하는 '국가대표라는 행복'

2014. 9. 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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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흔히 '올림픽 금메달'은 운동선수들의 가장 큰 목표로 여겨진다.

자신의 종목이 올림픽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등이 최고의 영예로 꼽힐 수 있다.

이미 이런 것들을 다 이룬 선수라면 새로운 도전을 위한 동기부여를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그 선수가 가정을 꾸린 30대 여성이라면 육체적 피로와 경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살고 싶다는 꿈도 자연스레 꾸게 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효자종목'으로 기대되는 볼링에 나설 손연희(30·용인시청)는 최근 이런 고민에 빠졌던 선수 중 하나다.

그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5인조 금메달을 획득하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관왕에 오른 여자 볼링의 '에이스'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편 조영선(광주체육회)과 마스터즈에서 '동반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볼링 대표팀이 담금질에 한창인 18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만난 손연희는 "편하게 운동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느냐"며 웃었다.

볼링 선수들은 훈련 중 볼을 치는 데만 하루에 약 5시간 정도를 보낸다. 12게임을 치면 투구횟수가 200번에 육박한다.

여자 선수도 남자와 같은 7㎏가량의 볼을 매일같이 들었다 놨다 하느라 손목, 어깨 부상 등은 '직업병'으로 달고 산다.

26세가 돼서야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늦깎이 국가대표'인 그는 5년 사이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고된 훈련과 직업병을 내려놓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법한 상황이다.

그는 "올해 초 잠시 목표의식이 흐려질 때가 있었다"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간다거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겠다는 생각이 큰 것은 아니었지만, 경기하는 순간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를 인천까지 이끈 건 국가대표로 사는 것 자체의 행복이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국가대표가 됐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돌아본 그는 "'이 나이에 내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느냐'는 마음, 기회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이라고 여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욕심은 버렸지만, 준비과정은 여느 때와 다름이 없다.

손연희는 "훈련량뿐만 아니라 장비 상태도 계속 점검하면서 질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지만 걱정과 의문이 계속 생겨 요새는 잘 안될 때도 있다"며 털어놨다.

이어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도 있고,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볼링이 역대 최고 성적을 낸 터라 모두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만큼은 잘 마치고 싶다"면서 "끝까지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겁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여자 볼링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그는 "이번에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저도 홀가분하게 국가대표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 함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5인조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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