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K리그 스토리텔링의 아이콘, 윤성효

류청 2013. 11. 2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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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부산] 류청 기자= 만남이 지속될수록 첫인상이 희미해지고, 새로운 면모가 부각되는 사람이 있다.

윤성효 부산아이파크 감독이 그렀다. 어색한 표정에 어눌한 말투, 윤 감독의 첫 인상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만만한 사내가 아니고, 눌변도 아니다. 당당한 실력에 재기 넘치는 표현법까지 지닌 재주꾼이다.

시즌 초반만해도 부산의 상위스플릿 진출을 점치는 이는 없었다. 윤 감독도 "사실 상위스플릿에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인정했다. 결과는 달랐다. 윤 감독은 부산을 상위스플릿에 올려놓으며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했다.

윤 감독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의 이야기에 중심에 서 있다. 시즌 내내 최용수 FC서울 감독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많은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 '성효부적'이 나온 것도 이 지점이다.

말로도 팬을 즐겁게 했다. 윤 감독에게 시달리면 최 감독은 "윤 감독님을 해외진출 시켜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윤 감독은 "(최)용수가 아직 전화가 없다. 위약금을 물려면 연봉을 많이 받는 팀을 소개시켜줘야 할 것"이라며 맞섰다.

시즌 막바지에는 별다른 굴곡 없이 마무리로 흐르던 물줄기를 단번에 돌리기도 했다. 27일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안갯속에 숨겨버렸다. 울산은 이날 승리하면 조기에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지만, 부산에 패하며 우승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부산의 극적인 역전승에 K리그 팬들은 갑작스럽게 편성된 챔피언결정전을 볼 기회를 잡았다. 오는 1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울산과 포항의 경기는 리그 최종전인 동시에 결승전이다. 울산은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되고, 포항은 울산을 잡으면 우승컵을 차지한다.

잔잔한 리그 판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윤 감독은 더욱 치열해진 우승경쟁이 "K리그에 흥미거리"라고 평했다. 그는 승자다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울산과 포항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즐겁게 TV로 관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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