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축구환상곡] 클래식-챌린지 맞붙는 리그컵 부활을 제안한다

한준 2013. 11. 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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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아직 2014시즌 K리그 일정표를 확정하지 못했다. 챌린지(2부)는 강등 2개팀을 포함한 10개팀의 4라운드 풀리그 방식을 확정했지만, 클래식(1부)은 스플릿 제도를 없애고 3라운드 풀리그 방식을 채택하거나, 스플릿 제도를 유지하되 1,2라운드를 풀리고 치른 뒤 스플릿 라운드 시행, 3라운드 풀리그 이후 단판 맞대결로 스플릿 라운드를 시행하는 3가지 안을 고심 중이다.

▲ 스플릿 제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카드, 리그컵의 부활

3가지 방안 모두 문제점이 많다. 2014년의 경우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주요 클럽이 대표팀 소집 기간에 경기를 치러야 하며, 경기 일수도 부족하고, 3라운드 풀리그, 스플릿 라운드 싱글리그의 경우 팀간 홈 경기수가 일치하지 않아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 스플릿 제도의 경우 지난 2년 간 시행한 결과 하위 스플릿 상위 팀들의 동기 부여 문제 및 개인 기록 집계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이 노출되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홈 경기 일수를 맞추고, 리그 순위 경쟁 과정에서 대표팀 선발 기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즌 경기 일수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은 있다. 바로 오랜기간 한국프로축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설, 운영했던 리그컵 대회의 부활이다.

리그컵은 1986년 출범해 2011년까지 아디다스컵, 프로스펙스컵, 대한화제컵, 삼성하우젠컵, 피스컵코리아, 포스코컵, 러시앤캐시컵 등 스폰서에 따라 다양한 이름과 방식으로 열려왔다.

리그컵 대회가 폐지된 것은 승부조작 사태 때문이다. 상금도 크지 않고, 리그와 FA컵과 달리 우승 팀에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동기 부여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시도하기 용이했다. 출전 기회가 적은 후보 및 2군 선수들이 출전해 팬들의 관심도 얻지 못했다.

▲ 챌린지 흥행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리그컵이 필요하다

하지만, 2014시즌에는 마케팅적으로 적지 않은 긍정적 요소가 있다. 클래식과 챌린지의 맞대결 기회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2013시즌 K리그 챌린지가 출범했지만 여론과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FA컵에서의 맞대결도 화제가 되지 못했다. 10년 만에 성사된 수원-안양의 FA컵 맞대결도 이목을 끌지 못했다.

FA컵이 프로와 아마가 총출동하는 대회라면 리그컵은 클래식과 챌린지의 자존심 싸움이 될 수 있는 한판이다. 챌린지 팀들은 클래식 팀들과의 대결로 홈 경기 관중 유치 및 TV 중계시 노출도와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

클래식 팀들이 리그 경쟁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리그컵에는 그 동안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실전 경험을 줄 수 있고, 챌린지 팀들에겐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컵대회가 주중에 열려 관중동원이 어렵다면 리그컵 일정이 있을 때는 리그컵을 주말에 열고 리그 경기를 주중에 개최하는 것도 좋다. 리그컵이 없는 일정표에도 리그의 주중 일정은 존재한다. K리그 흥행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충분히 시도할 만한 변화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2부리그 팀들에겐 리그컵을 통한 마케팅 수익 및 우승 상금도 큰 메리트다. 선수들의 동기부여,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승격하지 못하면 노출되기 어려운 챌린지 팀들이 스폰서를 구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 리그컵 시행 방식은?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팀들의 경우 일정 구성이 어렵다면 이 4팀의 경우에만 1차 조별리그 이후부터 참가하도록 할 수 있다. 과거 리그컵 대회 당시에도 적용한 바 있는 룰이다.

이렇게 되면 리그컵 조별리그 참가 팀은 클래식 8개팀, 챌린지 10개팀이 된다. 3부리그가 창설되지 않아 하위권의 경쟁도가 떨어지는 챌린지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챌린지 하위 2개팀에 리그컵 참가권을 주지 않으면 클래식 8개, 챌린지 8개팀이 된다.

클래식 4개팀과 챌린지 4개팀이 한 조에 속해 2개조가 챌린지의 홈(클래식 간 대결은 추첨)에서 1차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조 상위 3개팀이 2차 조별리그에 진출한다. K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을 제외한 두 AFC 챔피언스리그 참가팀이 합류해 다시 2개조로 나뉘어 1차 리그와 같은 방식의 싱글라운드를 벌여 각 조 1위가 4강에 오른다.

4강에서는 지난 시즌 클래식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합류해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치른다. 클래식 상위 팀에게는 단 두 번의 경기 만으로 우승컵을 챙길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대회로 여겨질 수 있다.

▲ 리그컵의 권위, AFC컵 확장으로 높이자

리그컵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최고의 방안은 아시아클럽대항전에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챔피언스리그 아랫 단계의 대회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재 AFC는 아시아 상위리그 클럽이 참가하는 AFC챔피언스리그, 하위 리그 클럽이 참가하는 AFC컵과 AFC 프레지던트컵을 운영하고 있다.

AFC컵의 규모를 늘려 챔피언스리그 참가국의 중상위권 클럽, 리그컵 우승 클럽에 참가권을 주면 스플릿 제도 없이도 중위권 순위 경쟁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고, 리그컵 우승에 대한 메리트를 가질 수 있다.

행정적으로, 일정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지금까지 시행해온 수 많은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1,2라운드 풀리그 방식으로 리그를 진행하고, FA컵, 리그컵, AFC 챔피언스리그, AFC컵을 병행하면 한국 프로 축구팀들에겐 동기부여와 일정, 흥행 등 모든 면에서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AFC와의 연맹의 공조를 통해 시도해보았으면 하는 방식이다.

글=한준 기자사진=수원삼성 제공, AFC컵 로고

:: 환상곡은 형식에 구애됨 없이 악상이 떠오르는 대로 자유로이 작곡한 음악 작품을 뜻한다. 영어로는 환타지(Fantasy)다. '한준의 축구환상곡'은 축구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때로는 환타지 소설처럼 풀어낸 하는 한준 기자의 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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