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주장에서 불구속 입건으로, 이천수의 반전 3일

풋볼리스트 2013. 10. 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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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취재팀= 2013년 임의탈퇴에서 풀려나며 극적으로 K리그에 복귀한 이천수가 다시 음주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 14일 새벽이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4일 새벽 인천광역시 구월동에 위치한 한 술집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을 했다. 현장에는 이천수가 손에 피를 흘리며 있었다.

당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이천수는 김모 씨 일행과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 측은 이천수가 자신의 뺨을 두 차례 가격했고, 맥주병을 던져 휴대전화가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술집 종업원은 인터뷰에서 "(이천수가) 많이 취했다. 기분이 안 좋았는지 술병을 깼다"고 전했다.

날이 밝으며 이천수는 언론을 통해 결백을 주장했다. '풋볼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고 폭행하지 않았다. 실제보다 일이 곱해져 보도가 돼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동석한 자리에서 상대가 시비를 걸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고 자신을 변호했다. 맥주병을 깼다는 목격에 대해서는 "분노한 게 아니라 분을 참기 위해 그랬다"고 말했다.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폭행 여부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폭행을 했으면 현행범으로 잡혀 간다. 그 주장이 맞다면 바로 경찰서로 잡혀가야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이천수를 체포하지는 않았다. 손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구급차가 필요하냐고 물었지만 이천수는 그대로 택시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것이 폭행이 없었다는 확실한 근거가 되진 않았다. 경찰로서는 워낙 유명인이고 소재가 확실했기 때문에 체포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천수의 소속팀 인천유나이티드는 보도가 나온 뒤 이천수와의 통화를 통해 당시 상황을 확인했다. 13일 연습경기를 치르고 난 뒤 김봉길 감독이 14일 선수단 전체에 휴가를 줬기 때문에 가벼운 음주는 허용될만했다. 게다가 이천수 역시 거듭 결백을 주장한 만큼 인천 구단에서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이천수와 통화를 한 김봉길 감독 역시 "본인이 결백하다고 한다. 그래도 최대한 그런 상황은 피했어야 한다"고 옹호했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고 이천수의 발언과는 다른 정황들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우선 당시 현장에 없었던 김씨 측의 증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폭행이 없었다"는 이천수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당시 현장에 동석했던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는 주장도 "시비가 붙었을 당시엔 없었으며 사건이 터지고 난 뒤 등장했다"고 반박했다. 피해자 김씨 측은 이천수의 언론플레이가 괘씸해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던 이천수를 향한 일방적 시비 역시 사실과 다른 허위 소문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16일 오후 이천수는 피의자 신분으로 인천 남동경찰서에 등장했다. 3시간 30여분의 조사가 끝난 뒤 귀가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이천수는 자신이 언론에 주장했던 것과는 다른 진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술자리에 있었던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이천수의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당시 이천수 일행 4명과 김씨 일행 3명은 술을 마시던 중 시비가 생겼고 몸싸움을 벌이던 중 폭행이 발생했다. 이천수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천수 일행 중에는 인천 팀 동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천수는 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 차원의 입건이지 죄의 유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언론과 대중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가족을 앞세워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했던 행동이 더 큰 실망감을 던졌다. 진실이 뒤집어진 반전의 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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