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축구 응원의 성지' 부천, 몇 명이나 찾았나

김정용 2013. 3. 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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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열두 번째 선수'라는 뜻으로 그리스 신화의 열두 번째 신의 이름을 빌렸다. 한국 최초 서포터 그룹 중 하나인 부천 지지자 모임 '헤르메스'다. 그들이 오랜만에 신을 냈다. 돌아온 프로축구를 맞은 부천 시민들은 23일 오후 부천 종합운동장을 북적거리게 만들었다. 고양을 상대로 K리그 챌린지 첫 홈 경기를 치른 부천은 3-1 역전승으로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헤르메스가 주도하는 응원은 경기 내내 뜨겁게 이어졌다. 이날 프로 데뷔골을 넣은 임창균이 K리그 모든 팀 중 가장 열광적이라고 말한 것도, 곽경근 감독이 현역 시절(2000년 전후)이나 지금이나 너무 열렬히 응원해준다며 만족을 드러낸 것도 이해할 만했다. 상대팀이었던 이영무 고양 감독조차 "부천이 승리한 뒤 팬들과 함께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는데, 그가 강조한 건 홈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일 테지만 부천의 관중 분위기 역시 본받고 싶다는 속내가 묻어났다.

부천SK(현 제주)를 응원하던 시절부터 '원조 서포터'로 활동한 헤르메스는 다양한 구호와 노래로 선수들을 지원했다. 수원과 서울 등 다른 팀과 비슷한 구호도 있었는데 유서깊은 헤르메스로서는 '원조'를 주장할 만했다. 국가대표팀 서포터 붉은악마의 '오 필승 코리아' 역시 헤르메스가 부르던 노래가 원조다.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뛴 선수들은 골을 넣을 때마다 서포터 앞으로 달려가 기쁨을 공유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어깨를 건 선수들이 서포터와 마주보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임창균은 유니폼을 벗어 헤르메스 쪽으로 던졌다. 열두 번째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한 셈이다.

다만 열광적 분위기에 비해 관중은 적었다. 공식 집계된 숫자는 3,084명이었는데 현재까지 홈경기를 치른 K리그 챌린지 6팀 중 두 번째로 적은 숫자다. 개막전에 1,147명이 찾은 수원FC 외에는 부천보다 관중이 적은 팀은 없었다.

챌린저스리그 시절에도 곧잘 1천명 넘는 관중을 동원했던 부천의 인기를 감안하면 아쉬워할 만한 수준이다. 부천 관계자는 시즌 개막에 앞서 평균 관중 6,000~7,000명 가량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어쩌면 다섯 자리 숫자의 관중이 들 수도 있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개막전 기록은 이 목표에 크게 미달한다.

그러나 부천 관계자는 실제 관중이 3,084명보다 많다고 이야기했다. 입장시 관중을 세는 장비가 고장나 놓친 숫자가 많다는 것이다. 특정 구역 관중은 통째로 집계에서 빠지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6,000~7,000명 정도 왔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 짐작이 맞다면 원래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첫 프로 경기라 생긴 해프닝이었다. 관중 집계뿐 아니라 경기장 입장에도 문제가 있었다. 상당수 관중의 입장이 경기 시작 뒤까지 지연됐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킥오프 이후 상황이라는 사진을 공유했는데, 부천종합운동장 바깥에서 입장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경기 시작 후 약 20분 동안 사람들이 계속 몰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부활한 축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다음 홈경기 관중 집계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은 30일 K리그 챌린지 강호 경찰청과 홈경기를 갖는다.

글=김정용 기자(redmir@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일레븐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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