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기의 프로축구 30년 ⑥]허정무, 계약금 7천만원, 현대로 항로변경

김덕기주간 2013. 2. 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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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83슈퍼리그가 전기리그를 끝내고 2개월여의 휴식에 들어간 1983년 7월31일 신생 현대 팀의 문정식 감독과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아인트호벤에서 3년간 활약하고 돌아 온 허정무, 그리고 할렐루야 구단주인 최순영 대한축구협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최순영 회장은 "허정무는 할렐루야에서 꼭 필요한 선수지만 축구발전이라는 대국적인 차원에서 조건 없이 풀어 주겠다."고 말했고 허정무는 "이유야 어찌됐든 물의를 빚어 죄송하며 최선을 다해 축구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네덜란드에서 돌아 온 뒤 가계약을 한 할렐루야와 신경전을 펼치던 허정무의 현대행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허정무가 국내 프로축구단으로부터 처음 러브콜을 받은 것은 슈퍼리그가 출범하기 3개월 전인 1983년 초의 일이다. 할렐루야 함흥철 감독은 2월21일 아인트호벤으로 국제전화를 걸어 허정무의 귀국의사를 타진했고 허정무는 "조건만 맞는다면 할렐루야에서 뛸 수도 있다."는 뜻을 비쳤다.

그해 3월 허정무는 친형 허송무씨에게 위임장을 보내 할렐루야와 계약금 7,000만 원에 연봉 최고대우의 조건으로 가계약을 했다. 계약을 위반하면 계약금의 두 배를 위약금으로 지불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6월3일 귀국한 허정무는 아인트호벤과 계약이 끝난 7월부터 할렐루야 선수로 슈퍼리그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할렐루야 행에 문제가 생겼음을 짐작케 했다. 할렐루야 입단을 회피한 이유는 종교 문제였으며 불교 신자인 허정무로서는 전도 활동이나 그라운드에서의 종교의식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 아니냐는 게 지배적이었다. 대우를 비롯한 타 구단으로부터 좋은 대우를 약속받지 않았겠느냐는 의혹도 뒤따랐다.

허정무는 이에 대해 "나 자신은 불교 신자도 아니며 처음 입단제의를 받았을 때 종교문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구단의 스카우트 제의설도 현대로 입단하면서 받은 금액이 할렐루야의 것보다 적었다고 부인했다.

허정무가 현대로 진로를 바꾼 사연은 할렐루야가 계약을 불이행했기 때문이었다. 계약금으로 7,000만 원 중 4,000만 원만 받았을 뿐 6월4일까지 받도록 돼 있었던 나머지 금액을 약속한 날짜에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프로축구 본 고장인 유럽프로 무대를 경험한 허정무에게 막 출범한 한국의 프로축구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허정무는 "프로는 무엇보다 약속(계약)이 중요하다. 할렐루야측이 원칙만 지켜주었다면 입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약속을 먼저 어긴 쪽은 할렐루야였다."라고 밝혔다.

딜레마에 빠진 허정무를 구원한 것은 현대 구단이었다. 문정식 감독이 허정무로부터 입단 다짐을 받아낸 현대는 여러 차례 구단 고위 간부를 최순영회장에게 보내 '축구 발전과 신생 팀의 활성화'를 들어 위약금 없이 허정무를 양보 받는데 성공했다.

허정무는 8월1일 현대 구단 사무실에서 계약금 7,000만 원, 연봉 1,800만 원의 입단 계약서에 사인, 2개월 동안의 방황을 끝냈다. 허정무의 연봉은 구단 발표 액이 1,800만 원이었고 후에 정작 허정무 본인은 2,400만 원이었다고 했다. 매스컴에서는 1,800만 원부터 3,000만 원까지 각양각색으로 추정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할렐루야는 다음해인 1984년 슈퍼리그 현대와 첫 대결에서 전반 32분 첫 실점을 비롯해 허정무에게만 두 골을 실점하며 0-5로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역시 허정무는 놓쳐서는 안 될 선수였음을 확인한 셈이었다.

김덕기 (스포탈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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