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강등 덜덜 떠는 이유 왜? "지옥이니까"
"전 잘려도 좋지만, 우리 팀은 살려야 하는데…."
꼴찌로 추락한 광주 최만희 감독(61)은 2부리그 강등의 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올시즌 막바지에 불붙은 K리그 강등권 탈출의 살떨리는 긴장감이 잘 담겨 있다.
올해 승강제를 도입한 K리그는 16개팀 중 2팀이 2부리그로 떨어진다. 프로의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주 상무가 이미 강등된 가운데 강원(14위·승점 43)과 광주(15위·승점 42)가 남은 2경기에서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 감독이 굳이 "팀을 살려야 한다"고 말한 것은 강등이 해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와 강등을 피하기 위해 다투고 있는 강원의 구단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7월 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2부리그로 강등되면 팀 해체를 생각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마디로 강등은 곧 지옥이다.
해체를 피한다고 끝이 아니다. 당장 엄청난 예산 삭감이 기다리고 있다. 미디어 노출과 스폰서 수입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은 내년 출범되는 2부리그 팀들의 예산이 평균 5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강등팀이 이 수준을 따라간다면 예산은 반 토막이 된다. 올해 K리그 구단들은 최소 100억원 이상의 예산으로 살림을 꾸려왔다.
예산이 줄면 선수단 및 구단 직원의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축구 전문가들은 2부리그 격이었던 내셔널리그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학인 내셔널리그 홍보팀 과장은 "선수단은 평균 25명, 프런트는 5명 수준으로 운영됐다. K리그에서 강등되는 팀이 이 정도를 맞추기는 쉽지 않겠지만,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레 지난 9월 강제 강등된 상주의 2부리그 준비에 눈길이 간다. 상주는 K리그 최소 수준의 프런트(8명)로 운영해왔기에 감원 바람은 없지만, 선수단 운영비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한우 상주 사무국장은 "구단마다 상황은 다른 법"이라면서도 "모든 부분에서 처지가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 팀도 선수단 규모는 44명에서 38명으로 줄였다. 인건비가 예산의 대부분인 다른 팀은 30명선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강등 연착륙을 도울 방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강등되는 팀에게 2년간 낙하산 보상금이라는 명목으로 거액을 지급하는 것이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 2부리그로 떨어진 팀이 다시 1부리그로 승격할 수 있는 기반이다.
2부리그의 미디어 노출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 연맹은 1부리그와 2부리그를 각각 다른 스폰서를 찾아 최소한의 재정적인 지원이 되게 하는 한편 2부리그 경기의 70% 이상을 TV 및 인터넷을 통해 중계하는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연맹이 승강제의 활성화를 꾀한다면 이 같은 조치가 구상이 아닌 실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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