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계 '마녀사냥'과 싸우는 이장수 감독

2012. 5. 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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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이장수 감독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출신 지도자다. 아니, 한국인을 떠나 외국인 감독들을 통틀어도 중국 축구계의 텃세 속에서 이장수 감독만큼 굵은 발자취를 남긴 지도자는 흔치 않다. '충칭의 별'로 시작해 '칭다오의 별'을 거쳐 '철의 감독'으로까지 불리는 배경이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광저우 헝다는 이장수 감독의 중국 내 4번째 클럽. 충칭과 칭다오, 베이징 궈안에서 모두 뛰어난 성적을 남겼던 이장수 감독은 광저우에서 더 대단한 열매를 따내고 있다. 부임하자마자 2부리그 우승을 견인한 이장수 감독은 1부에 올랐던 2011년 곧바로 슈퍼리그를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광저우 팬들은 물론이요 중국 내 반향이 엄청났음은 당연지사다. 이장수 감독이 2년 동안 진두지휘하면서 펼쳐지고 있는 광저우의 비상에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이장수 감독의 지도력을 찬양하고 나섰다. 불과 2년 전 겨우 2부 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은 이제 아시아 최강클럽을 가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클럽 역사상 ACL 첫 경기였던 전북 원정에서 5-1 대승을 거두고 서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장수 감독은 이제 지긋지긋한 공한증까지 극복시켜준 은인이었다.

이렇듯 이장수 감독은 중국 축구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도자다. 광저우 팬들에게는 메시아라는 표현도 무리는 아니다. 적어도 밖에서 보기에 이장수 감독은 그네들의 우상에 가깝다. 그런데, 모르고 있는 사이 안에서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인간관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시기와 질투'가 내부에서 곪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지난 1일 있었던 전북과의 ACL 리턴매치에서 3-1로 패한 것이 도화선이었다. 실상 이기고 지는 것이야 비일비재한 축구판인데, 패배 한 번이 도화선이 됐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장수 감독은 그런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있다.

중국의 한 언론은 지난 7일 "이장수 감독의 능력을 의심하는 팬들이 많아졌다. 그의 지도방식에 반대하는 팬들은 이미 광저우 헝다가 바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 "다롄 아얼빈과의 리그 경기에 일부 광저우 팬들이 '이장수 체제는 끝났다'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만 접하면, 졸지에 무능한 지도자가 된 이장수 감독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영웅 대접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의아함을 중국 축구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의 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현재 이장수 감독은 의도적인 깎아내리기를 당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종의 '마녀사냥'인 셈이다.

그 관계자는 "팬들이 이장수 감독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보도는, 정말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확인해보면 안다. 대다수의 광저우 팬들은 이장수 감독을 열렬히 지지한다"라면서 "어디든 공통된 목소리는 없다. 이장수 감독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일부 팬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가 전부의 의견인양 보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의도적인 내몰기를 위한 수순 아닌가 생각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 관계자는 "시기와 질투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이장수 감독이다. 이장수 감독은, 심지가 곧은 사람이다. 그 비리가 넘치는 중국 축구계에서도 당당하게 '구린 것이 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감독이다"라고 했다. 요컨대 너무도 심지 곧은 이미지가 누군가에게는 탐탁지 않은 이미지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는 뜻이고, 그것을 가지고 부러 꼬투리를 잡고 있다는 의미였다.

광저우 헝다를 비롯해 중국의 몇몇 클럽들이 엄청난 자금력을 동원하고 있는 흐름도 이장수 감독 마녀사냥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라는 의견도 첨부했다.

그 관계자는 "광저우에서는 아마도 더 대단한 지도자를 영입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여기서의 더 대단한이란, 지도력과는 별개의 문제다. 소위 말하는 이름값 높은 세계적 명장을 데려와 자신들의 돈과 힘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이장수 감독이 특별한 문제없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니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것 아닌가 싶다. 아마, 성적이 2위로만 내려가도 불 같이 달려들 것"이라는 견해를 더했다.

현재 광저우 헝다는 9라운드까지 치러진 중국 슈퍼리그에서 7승1무1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도 전북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ACL 전적이 다소 아쉽지만, 첫 출전에 16강 진출이 가능한 행보라면 토 달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고 있는 비난 여론이라면, 상식선에게 볼 때 '맹목적인 흔들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중국 축구계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중국 축구판은 정말 지저분하다. 그토록 공을 세웠던 이장수 감독인데 이제와 이런 식으로 몰아내려한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한 뒤 "이장수 감독이 현명하게 대처할 것이다. 강한 분이다"라는 말로 슬기롭게 '마녀사냥'에서 헤쳐 나오길 희망했다.

사실 이장수 감독의 롤러코스트가 이번만은 아니다. 과거 클럽들 재임 기간에도 이장수 감독을 향한 중국 내 여론은 뜨겁다 식었다를 반복했다. 필요할 때는 간절히 바지를 잡다 이제 됐다 싶으면 내치는 식이다. 중국 축구계 풍토에 대한 왈가왈부는 차치하고, '철의 감독' 이장수 감독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이미 익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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