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용타 세리머니'..이을용 눈물 왈칵

2011. 10. 2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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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스포츠= 이상철 기자] 강원 FC에게 10월23일 강릉종함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9라운드 대구 FC전은 특별했다. 최하위가 확정됐으나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고, 최근 4경기 연속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승리를 갈망했던 건 떠나는 이을용을 위한 '환송회'에서 가장 값진 '선물'을 하고 싶어서였다. 강원은 김진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대구를 1-0으로 이기며 이을용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뜻 깊은 선물은 승리만이 아니다. 이날은 세 자녀의 경기 전 시축, 하프타임 때 이을용 유니폼 등 추첨, 경기 후 은퇴식 등 시작부터 끝까지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이을용을 위한 이벤트로 가득했다.

그래도 가장 화제를 모은 건 후배들이 펼친 '을용타 세리머니'였다. 후반 9분 김진용이 박태웅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고 환호성을 질렀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던 김진용은 벤치로 달려갔고 주무로부터 준비된 유니폼을 받았다. 2002한일월드컵 때 한국이 사용했던 유니폼으로 강원 선수들의 사인과 함께 '을용타'라는 한글이 새겨져 있었다.

김진용은 이를 입고 가까이 있던 한 사람의 등 뒤를 쳤고 곽광선이 이를 맞아 쓰러졌다. 악의적으로 그라운드에서 폭력을 행사한 건 아니다. 2003년 12월7일 제1회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 중국전에서 리이를 가격하면서 퇴장해 '을용타'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을용을 패러디한 세리머니였다. 앞뒤 사정을 몰랐던 이을용은 처음에 깜짝 놀랐으나 후배들의 재롱에 크게 웃었다.

사실 '을용타 세리머니'는 이을용을 제외하고 모두 가 철저하게 준비하고 약속한 이벤트였다. 이을용을 위한 골 세리머니를 뭐로 할 지 고민하던 선수들은 여전히 축구팬 사이에서 화제를 낳고 있는 을용타 패러디를 떠올렸고 구단은 이에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강원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강렬하면서 모두가 즐거워 할만한 걸 생각하다가 더 이상 을용타를 볼 수 없다는 데에 착안해 특별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수소문 끝에 9년 전 A대표팀 유니폼을 힘겹게 구하긴 했지만 진짜 정하기 어려운 건 따로 있었다. 때리는 자와 맞는 자를 누구로 해야 할 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때리는 자는 골을 넣는 선수로 하고 눈에 뵈는 동료 한 명을 때리기로 했다. 복불복인데, 곽광선이 운 없게도 김진용 눈에 들어와 한 대 맞은 것이다.

경기 종료 후 거행된 은퇴식에선 먼저 전광판을 통해 이을용의 현역 시절 영상과 박주영(아스날) 등 A대표팀 후배들의 메시지가 나왔다. 그 가운데 진짜 '을용타' 사건의 영상이 나오자 이을용은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감동적인 이벤트를 받은 이을용은 은퇴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미리 써놓은 글을 준비했지만 이를 보면 더 슬퍼질 것 같아 그냥 말을 꺼냈다. "그동안 사랑해 주신 강원 도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는 말과 함께 이을용은 참아왔던 눈물을 쏟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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