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선수 아닌, 축구선수 이동국을 위한 위로

2011. 10. 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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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부른 겁니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전북 구단 관계자의 목소리는 한껏 격앙돼 있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근 열흘 동안 축구관련 뉴스에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이동국에 대한 하소연이다.

2011시즌 K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AFC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해있는 전북의 간판 공격수 이동국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호출됐던 대표팀에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실수를 했다거나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해 아래로 떨어진 고개는 아니다. 딱히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야말로 허망함이 밀려왔을 이동국이다.

15개월만의 대표팀 재발탁에 기대를 품었던 이들이 한둘 아니다. 덤덤한 척 했으나 본인도 각오가 솟구쳤을 것이다. 나이(1979년생)를 생각할 때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고, 나이가 무색하게 펄펄 날고 있는 올 시즌의 활약상을 생각할 때 이번에야말로 '라이언 킹'의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정작 준비했던 포효도 한 번 못해보고 쓸쓸히 짐을 싸야했던 이동국이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며 전방으로의 볼 배급 자체가 여의치 않았던 폴란드전 45분, 들러리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UAE전 막바지 10분. 이동국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55분이라는 짧은 시간과 그 시간 속의 정황은 이동국이라는 선수를, 아니 그 어떤 선수라도 평가할 수 있는 배경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왜 이동국이라는 선수를 발탁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조광래 감독이 이동국을 발탁하며 밝혔듯 근래의 물오른 득점감각에 기대를 걸었다면, 실험이라도 제대로 했어야한다. 경기력 외적인 것을 바라고 합류시켰을 수도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부족한 현재 대표팀에 경험에서 나오는 무형의 힘을 전달코자 했다면, 배려심이 부족했다. UAE전에서의 교체투입은 사실 박주영의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투입됐던 것과 진배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최고참 공격수, 대한민국 대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정통파 공격수, K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되고 있는 공격수, 현재 대한민국 프로리그인 K리그 최고의 공격수에 대한 배려심이 너무도 아쉬웠던 지난 2연전이었다.

물론, 한 나라의 대표팀 감독이 사사로운 정에 연연하여 팀을 이끌 수는 없는 법이다. 부족한 시간,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상의 카드를 조합해 승리를 끌어내야 하는 이가 대표팀 감독이다. 이해는 된다. 그래도 아쉽다. 분명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설령 대표팀에 이동국을 숫제 부르지 않는 것일망정.

이동국이 어떤 상처를 받았을지는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펄펄 날고 있는 K리그에서의 활약상을 생각하면 더 안타깝다.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부디 툭툭 털고 다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예의 이동국처럼 말이다.

이동국은 오뚝이 같은 선수다. 많은 팬들이 알다시피 중요한 순간 크나큰 부상이 번번이 발목 잡았을 때,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좌절하고 쓰러졌을 일을 수차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오뚝이처럼 일어나 필드를 내달렸던 선수다. 원치 않았던 지금의 상처,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던 지금의 시련도 잘 이겨내고 다시 필드에서 포효하기를 바랄 뿐이다.

팬들은 국가대표 공격수 이동국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축구선수 이동국을 응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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