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없는 컵대회, 누가 노리나?

2011. 5. 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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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허종호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중에 치러지는 '러시앤캐시컵'을 노리는 구단이 있나 싶다. 그 어떤 감독도 "컵대회 우승을 노리겠다"고 말한 것을 보지 못했다. 굳이 따지면 각 구단들에게 컵대회는 '계륵'보다 못하다.

지난 4일과 5일에 걸쳐 열린 컵대회 6경기서 방송으로 생중계된 경기는 단 한 게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상파는 물론이고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도 아닌 곳에서 중계했다. 관심 자체가 적다는 말이다. 팬들이나 언론들의 무관심 뿐만이 아니다. 구단들 또한 컵대회를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

조별리그 5라운드 중 4라운드까지 치러진 컵대회서 완벽한 1군을 출전시킨 구단은 매우 드물다. 시즌 초 연패에 빠져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하는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 1.5군 혹은 2군으로 팀을 꾸려 출전시켰다. 아예 대전 왕선재 감독의 경우에는 시즌 초반 "컵대회는 모두 2군으로 출전시키겠다"고 밝혔을 정도.

이러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어떤 구단들도 컵대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다. 정규리그 성적에는 일희일비하지만 컵대회는 져도 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그렇다고 해서 비난할 수가 없다. 대회 상금은 불과 1억 원에 불과하다. 그 이상의 혜택은 없다. 1억 원을 노리자고 주말 정규리그에 부담을 느끼면서까지 1군 선수들을 컵대회에 기용할 구단은 그 어디에도 없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1군 선수들이 빠지면서 경기력의 질적 저하는 당연히 수반된다. 해외의 경우에도 컵대회에는 2군 위주로 출전한다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건 강팀들의 이야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예를 들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UEFA 유로파 리그 출전이 가능한 상위 팀들로서는 굳이 칼링컵을 노릴 이유가 없다. 칼링컵 우승의 가장 큰 혜택이 유로파 리그 진출 티켓이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2군 위주로 출전 선수가 구성된다. 반면 중하위 팀들은 그렇지 못하다. 유로파 리그 진출을 위해 칼링컵 우승을 노린다.

컵대회를 폐지하더라도 문제점은 있다. 팀 당 경기수가 줄어든다는 것. 그렇지만 이는 리그 경기수를 늘리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좋은 예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방식.

SPL은 12팀으로 리그가 운영된다. 팀이 적다 보니 경기수를 늘리기 위해 상호 3경기씩 33경기를 치른 후 상위 6팀과 하위 6팀으로 나뉘어 한 차례씩 더 경기를 갖는다. 물론 SPL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순 없지만, 이 방식을 참고한다면 컵대회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경기수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컵대회의 문제점이 불거져 나온 것은 비단 이번 시즌만이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어서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지금껏 컵대회의 문제점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연맹의 존재 이유가 타이틀 스폰서 잡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그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문제 없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연맹의 의무이자 책임일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 사진 > 지난 4월 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서 벌어진 부산-광주의 컵대회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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