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겨울잔치'에도 손님 없는 섬
프로야구 '가을잔치'의 최종 승자를 가리는 한국 시리즈. 올해도 어김없이 인터넷 예매가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고, 표를 구하지 못한 야구팬들은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굴렸다. 암표상들의 활개 또한 여전해 티켓 가격이 몇 배까지 치솟는 것은 예사였다. 그마저도 못 구해 안달이었다. 국내 최고의 스포츠인 야구의 인기는 올해도 변함 없었다.
야구가 성대한 '가을잔치'를 펼친다면, 프로축구에서는 '겨울잔치'가 있다. 야구의 한국시리즈와 같은 챔피언결정전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는 정규리그 1위 FC서울과 플레이오프에서 전북 현대를 1-0으로 누르고 챔프전 티켓을 따낸 2위 제주 유나이티드가 '겨울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1차전은 2위 팀 제주의 홈에서, 2차전은 장소를 옮겨 서울의 홈 구장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다.
챔피언결정 1차전이 열린 1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 올해 프로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첫 경기인 만큼, 지상파 방송이 생중계에 나섰고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들이 '섬'을 찾았다. 제주 관계자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제주 경기장을 찾은 기자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고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였다.
제주 구단도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해 어느 때보다도 관중유치에 열을 올렸다. 도청 및 행정기관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한편, 제주도교육청을 통해 학생들의 참석도 독려했다. 중형 자동차도 경품으로 내걸렸고, 수능을 마친 예비 대학생들은 수험표만 지참하면 무료로 입장시켰다.
그러나 제주의 노력에도 관중석 곳곳은 빈 자리가 많았다. 평일 저녁인데다 시내 중심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지리적인 한계는 여전했다. 제주의 올 시즌 홈 평균 관중은 5,404명으로, 15개 구단 가운데 11위다.
서울의 넬로 빙가다 감독 역시 지난달 29일 미디어데이에서 제주의 약점을 적은 관중으로 꼽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3만 관중 시대를 연 서울로서는 제주 원정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까지 날아온 100여명의 서울 서포터스들은 경기 내내 서울의 홈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인원과 함성에서 제주를 이미 앞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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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김종한기자 tellme@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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