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귀네슈] 귀네슈 3년, 한국 축구에 남긴 메시지

류청기자 2009. 11. 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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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세뇰 귀네슈 감독이 FC 서울을 떠난다. 귀네슈 감독은 26일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3년간의 한국 생활을 정리했다. 정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3년이었다. 그가 남기고 간 족적의 크기와 무게는 3년 이상이다.

결과로만 본다면 귀네슈 감독은 3년 동안 두 차례의 준우승(2007년 삼성하우젠 컵, 2008년정규 리그)만을 차지했다.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귀네슈 감독 자신도 고별 인터뷰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책임은 당연히 내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뒤에 남겨진 무형의 자산들은 엄청나다.

"축구는 팬들의 즐거움을 위한 것"

귀네슈 감독이 남긴 가장 큰 울림은 바로 팬이다. 귀네슈 감독은 취임사부터 고별사까지 "팬들을 위한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자신의 말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올 시즌 막판 많은 악재 속에서 경기력이 하락하긴 했지만, 서울의 축구는 즐거움을 지향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17경기 연속 무패를 달릴 때도, 2007년 6강 진입에 실패했을 때도 그랬다.

KBSn 김대길 해설위원도 이 점을 높이 샀다. 김 위원은 "귀네슈 감독이 한국과 K-리그에 남긴 메시지가 크다"면서 "가장 큰 메시지는 프로축구가 팬들을 위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귀네슈 감독은 팬들을 위한 축구를 하지 않으면 존재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귀네슈 감독은 즐거운 축구를 부르짖었고, 팀의 속도를 높이면서 세밀한 공격 축구를 펼쳤다. 그리고 서울에 선진 시스템이라는 새 옷을 입혔다. 김대길 위원은 "귀네슈 감독이 선진적인 경기 운영 형태를 보이면서 K-리그에도 영향을 많이 끼쳤다. 결과적으로 K-리그의 전반적인 팀 스피드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서울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자 팬들도 화답했다. 귀네슈 감독은 서울 구단도 인정할 만큼 관중 증가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2007년 4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에는 5만 5397명이 입장했고, 이것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으로 남아있다.

뛰어난 귀네슈의 아이들 배출

귀네슈 감독은 취임과 함께 "FC서울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를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그는 성적과 함께 성장을 부르짖었다. 물론 귀네슈 감독은 고별 인터뷰에서 "모든 일이 때가 되기 전에는 결과를 낼 수 없다. 아직은 씨를 뿌린 것에 불과하다. 과일을 따지 못하고 떠난다"고 했지만, 그가 일궈낸 결과물도 만만치 않다.

귀네슈 감독은 3년 동안 서울을 맡으면서 세 명의 선수들을 유럽에 진출시켰다.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튼) 그리고 기성용(셀틱)이 유럽 무대에 발을 내밀었다. 그외에도 젊고 경험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내주며 고요한, 고명진, 이상협과 같은 선수들을 1군 무대에 정착시켰다.

물론 일각에서는 '조광래 감독이 부임했을 때부터 시작된 서울의 유소년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평가절하하지만, 귀네슈 감독이 없었다면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 10월 볼튼에서 만났던 이청용은 "귀네슈 감독님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기회를 잡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직접 증언하기도 했다.

귀네슈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적인 부분과 함께 인성적인 부분도 강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항상 "선수들은 두 개의 날개를 함께 갖춰야 한다. 하나는 실력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 외적인 부분, 곧 인성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은 심리 치료사를 선수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투입하기도 했다.

"귀네슈 감독, 떠난 후에 더 좋은 평가 받을 것"

이외에도 귀네슈 감독은 완벽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2009년 막판에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마찰로 인해 인터뷰를 잠시 보이콧 한 것을 제외하면, 항상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서울에 부임한 이후 홈경기를 앞두고 '미디어 데이'를 열고 언론에도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귀네슈 감독의 진면목을 보여준 일화가 하나 있다. 그는 지난 3월 10일 인도네시아에서 스리위자야와 경기를 치른 후 비행기를 통해 귀국했다. 그는 한 잠도 자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모 스포츠용품사의 행사장을 찾았는데, 인터뷰는 물론 매장 직원들의 사진 촬영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그는 직원들이 주저하자 "괜찮다. 나도 여러분과 사진을 찍고 싶다"는 이야기를 먼저 전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사람은 좋은 평가와 나쁜 평가를 한꺼번에 받는다. 귀네슈 감독이 한국에서 보낸 3년에도 호평과 불평이 엇갈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귀네슈 감독이 남기고 간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정말 훌륭한 감독이다. 귀네슈 감독은 떠난 후에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김대길 위원의 평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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