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눈] 포항, 황선홍과 재계약하려면 전폭 지원 약속하라

김성진 2013. 10. 2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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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지휘관 황선홍 감독의 시대가 열렸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포항에 FA컵을 안기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황선홍 감독 앞에 명장이라는 칭호를 붙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황선홍 감독이 최고의 지도력을 발휘해 우승의 영광을 안긴 만큼 이제는 포항이 보답을 할 차례다. 바로 황선홍 감독에게 내년 시즌 선수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다.

그는 올해 부족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3월 17일부터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1~2위를 오가며 선두권을 오랫동안 고수했다. 현재도 K리그 클래식의 유력한 우승후보다.

이러한 지도자를 포항은 놓쳐서는 안 된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이 추구하는 팀 정신에 부합되는 지도자고 과거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밑바탕을 만든 포항만의 패스축구를 발전시켜 '스틸타카'라는 명품을 만들었다. 이명주(23), 김승대(22) 같이 유망주도 키워냈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포항에는 아쉬운 점이 남았다. 경쟁자들에 비해 부족한 지원이었다. 모기업 포스코가 세계적인 철강업계 불황으로 수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자연히 포항의 지원도 줄어들었다. 포항은 자구책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시즌 초반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지만 시즌 말미에 온 현재 볼 때는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이 답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통했을지 몰라도 국제경쟁력에서는 여전히 부족했다. 바로 경험 부족이었다.

K리그 클래식, FA컵에서는 상대를 너무 잘 안다. 아무리 경험이 부족한 선수라도 상대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고 대비하면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 반면 국제무대는 다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포항은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6번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4번이나 비긴 것이 컸다. 만약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있었다면 비길 경기를 이겼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실력 있는 국내외 선수의 한 방일 것이다.

2009년 포항이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을 때를 돌이켜보면 잘 알게 될 것이다. 당시 포항은 데닐손, 스테보라는 K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보유했다. 이들은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만들며 승리를 안겨주었다. 현재의 포항에 이것이 필요한 것이다.

선수들도 팀에 좋은 선수가 계속 필요한 것을 안다.

'스틸타카'의 이면에는 한정된 선수를 갖고 조직력을 극대화한 팀 플레이라는 약점이 숨어있다. 바로 백업 선수의 부족이다. 장기 레이스에서 풍부한 선수 구성이 필수다. 올해로 프로 2년차인 이명주는 지난해와 올해 각종 대회에 모두 나서며 50경기 가까이 뛰고 있다. 이명주를 대신할 선수가 없어서다. 이명주가 지금처럼 혹사된다면 장기 부상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항의 고위 관계자는 올해 적은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본 만큼 내년에도 올해처럼 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관계자 혼자의 생각이지만 충분히 현실화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실화된다면 이는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의 의욕을 잃게 하는 처사다.

게다가 투자를 포기하는 것은 포항 축구의 아버지인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뜻에도 어긋난다.

지난 5월 포항의 창단 40주년 행사 때 포항 감독을 역임했던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박태준 회장님께서는 생전에 항상 스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스타가 있어야 팬들이 온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관중들이 재미를 느끼고, 관심을 갖는 축구를 하는 것이었다.

즉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해 멋지고 팬들에게 강한 어필을 하는 축구로 사랑 받는 것을 우선시한 것이다. 포항이 국가대표의 산실이고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뛴 것도 이 때문이며 이회택 부회장은 구단에 이점을 다시 인식시키기 위해 말을 꺼냈던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올해 말 포항과의 3년 계약이 끝난다. 양측은 재계약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한 상태다. 한때 황선홍 감독이 재계약서에 사인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황선홍 감독은 올해보다 더욱 늘어난 지원을 원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다. 포항이 영광을 이어가고, 더 큰 영광을 거두기 위해서다.

포항이 단호한 결단을 내려 황선홍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만이 답이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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