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구계 통합 해법? 음지서 애쓴 분들 계파 불문 중용!"

2013. 1. 1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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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용산에 위치한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출마결심 왜? 조회장 불출마 선언이 계기3000억 시장? 팬서비스 등 마케팅 노력K리그 중계? 지상파·케이블TV 노출 확대현대가 세습? 한국축구 발전에 공헌 자부회장 된다면?소통·봉사·포용 약속 실천

28일로 예정된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전이 치열하다. 스포츠동아는 유력 주자인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을 차례로 만나 인터뷰를 싣는다. K리그 관계자 및 전현직 프로와 아마 지도자 등 축구인 10명의 질문을 취합해 < 축구인이 축구협회장 후보에게 묻다 > 는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후보등록 순서에 따라 기호 2번 정 총재 인터뷰를 먼저 했다.

"정(鄭) 씨만 아니면 된다고 하는데. 성을 바꿀 수도 없는 거고. 하하."

다소 민감할 수 있는 '현대가(家)' 세습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같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스포츠동아는 정 회장이 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던 2011년 4월 말, 국내 스포츠 전문지로는 유일하게 그를 단독인터뷰 했었다. 다소 답답할 정도로 답변에 신중하지만 개혁에 대한 의지는 강하게 묻어났던 기억이 난다. 정 회장은 더 큰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총재직에서 물러나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17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 몰에서 만난 정 회장은 "많이 듣는 소통의 회장, 음지에서 힘쓴 분들을 발굴해 중용하는 회장, 봉사하는 회장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1년8개월 전 인터뷰 때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축구연맹(FIFA) 임원 등의 꿈은 없다고 했는데. 회장 출마와 AFC, FIFA 진출의 꿈을 결심한 시기는.

"FIFA든 AFC든 일단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자리에 서야 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조중연 회장이 차기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작년 10월)한 뒤 구체적으로 생각했다."

-축구계 통합이 중요하다. 당선되면 재야세력이라 불리는 반대파를 어떻게 포용하실 것인지.

"야권, 여권을 인물 위주로 나누지 말고 이슈별로 나눠야한다. 좋은 아이디어야 누가 내든 채택해야 한다. 저는 특정인물, 계파에 대한 선입견도 없고 과거에 얽매이지도 않았고, 빚진 사람도 없다. 지금까지 축구발전에 많이 기여하고 음지에서 힘썼던 분들을 찾아 기회를 드리는 게 제 할 일이다. 또 여성 축구인 발굴이나 육성에도 신경 쓰겠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에 여성인력은 어느 정도 되나.

"건설회사라 축구와 마찬가지로 남성 주도다. 그래도 저희는 여성 신입사원 꼭 채용하고 간부로도 키우고 있다.(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의 10.7%가 여성인력)

-협회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경영능력, 대외적인 외교력, 축구발전 기여도 등 3가지가 꼽힌다. 스스로 얼마나 부합하다고 생각하나.

"제 입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중요한 건 객관적인 평가다. 제가 축구 관련으로 성취한 일이나 기업을 경영하며 걸어온 궤적이 제가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지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다."

-축구산업을 2000억원을 넘어 3000억원으로 키우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복안이 있으신지.

"협회 연간 재정이 1000억원이라 하지만 프로연맹에 배분하는 복표수입을 제외하면 실제 690억원에 불과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 재정(5600억원)과는 무려 8배 차이 나고 이 중 중계권은 23배, 경기 관람과 광고 수익은 30배로 더 큰 격차가 있다. 이 두 부분을 늘려야 한다. 최근 여가시간 활용에 대한 투자나 개인지출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를 효율적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불가능하다거나 막연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

-한국축구 근간인 K리그가 위기다. 관계자들은 가장 큰 문제로 중계를 꼽는다.

"중계랑 관련되는 중요한 부분이 관중 동원과 증가다. 관중을 어떻게 모을 것이냐의 첫 걸음은 어떤 사람이 오느냐와 얼마나 오느냐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그래서 연맹 총재로 있을 때 관중 실 집계 정책을 도입했다. 구단들의 팬 서비스 자세도 중요하다. 몇몇 구단은 그 동안 승패에만 너무 중점을 뒀다. 각 시도협회 등 지방의 축구 관련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충분히 노력을 안 했다. 이런 부분이 보완되면 관중이 증가할 거라 본다."

-프로연맹 총재 재임기간 회장이 된다면 중계권 협상이 더 원활히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한 적이 있나.

"K리그는 발전 가능성이나 경기 질, 내용 면에서 굉장히 경쟁력 있다. 이것은 전문가의 평가다. 문제는 그 위상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K리그의 가치를 관중이나 나머지 분들이 알게 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효과적으로 알려야 한다. A매치 중계와 연계해 지상파와 스포츠 전문 케이블에도 K리그가 더 많이 노출되도록 하겠다."

-현대가 세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현대가에서 한국축구에 많은 투자를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일부 대의원 중 현대에 관련된 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세습이라면 저는 선거운동도 안 하고 당연히 당선돼야 하지 않나.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데 세습이다 아니다 단순화하는 것은 잘 못된 것 아닌가."

-시간을 쪼개 선거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억울한 생각이 드실 것도 같다.

"하하. 내가 정 씨만 아니면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태어난 것을 어쩌겠나. 바꿀 수도 없고. 지금까지 투자한 것을 투자 안 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고. 과거와 현재를 통해서 미래와 연결이 되는 것 아니겠나."

-대기업을 운영하는 재벌에게는 직언하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있다. 자칫 소통불화로 이어질까 염려하는 사람도 많다.

"전형적인 이미지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의 성격이나 과거를 살피고 주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그 얘기는 남자는 다 이렇고 여자는 다 저렇다는 말과 똑 같지 않나. 저는 어떤 분의 의견을 듣는 것 자체로 이미 절반은 문제해결이 됐다고 본다. 듣지 않으면 말 할 기회가 없으니 듣지 않는 것 자체가 소통의 문제다. 많이 듣는 소통의 회장이 되겠다."

-말씀을 신중하게 하는 스타일이라 가끔 답답해 보인다는 이야기도 있다.

"제 말은 지키려 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노력할 것이다. 속 시원하게 말하고 해결 안 되는 것은 싫다. 말한 것은 되도록 지킨다는 게 제 신조고, 그런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게 제 철학이다."

-이런 치열한 경선을 경험해본 적이 있나.

"남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낀다. 새로운 과정을 배운다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정 회장이 본 허승표 회장은.

"경기인 출신으로 축구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실 거라 생각한다. 오랫동안 축구에 관심을 둔 분이시니 축구를 대단히 사랑하시는 것 같다. 그런 사랑이 앞으로도 계속 됐으면 좋겠다."

-당선 확신은 어느 정도로 갖고 계시는지.

"진정성을 갖고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몇 %라고 말해주실 수 없나) 이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다. 0%나 100% 밖에 없다. 중간은 의미가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은.

"회장이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이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것이다. 스타플레이어나 스타 출신 지도자들에게도 봉사를 많이 강조하겠다. 축구인들이 밥그릇 싸움만 한다는 이미지는 이제 벗어버려야 한다."

정몽규?▲생년월일: 1962년 1월 14일 (서울)▲소속: 현대산업개발 (회장)▲학력사항: 용산고-고려대(학사)-옥스포드대(석사)▲수상내역: 세계경제포럼 차세대 지도자 100인(1997)▲경력사항: 현대자동차회장(1996∼1998), 현대산업개발회장(1999∼),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2011∼2013.1)

○도움 주신 분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한웅수 전 FC서울 전무, 이철근 전북현대 단장, 이재하 FC서울 단장, 최만희 전 광주FC 감독, 허정무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박항서 상주상무 감독, 이영진 청주대 감독, 정종선 언남고 감독, 이성천 포항여전고 감독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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