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러시아전서 주목해야 할 홍명보호의 세 가지 화두

정다워 2013. 11. 1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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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홍명보호 5기의 항해가 시작됐다. 스위스, 러시아와의 평가전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현주소를 확인할 절호의 기회다. 홍명보(44) 감독도, 선수들도 모두 같은 생각이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력을 점검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월드컵에서의 성적이 결정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두 경기의 의미는 어느 평가전보다 크다. 이제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신욱, 원톱 대안 될까?

홍명보호의 5기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김신욱(25, 울산현대)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 선두를 달리며 울산 현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그는, 현재 국내 축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다. 최근에는 머리만 잘 쓴다는 편견을 스스로 깨버리고, 완성형 스트라이커를 향해 진화하는 중이다.

지난 여름, 동아시안컵이 끝난 후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이 들어오면 플레이가 단조로워진다"라고 말했다. 이후 세 번의 소집에서 그는 김신욱을 제외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활약에 더이상 그를 외면할 수 없었다. 국내 스트라이커들과 지동원(22, 선덜랜드)가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자철(24, 볼프스부르크)의 제로톱 전술도 마찬가지였다. 이근호(28, 상주상무)와 손흥민(21, 바이어04레버쿠젠), 이청용(25, 볼턴원더러스)의 조합만이 성과를 냈다.

김신욱으로선, 두 번의 평가전이 대표팀 주전 원톱으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다. 매치업 상대가 너무 좋다.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활약하면 그의 기량은 폄하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유럽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스위스와 러시아다. 기량과 신체조건 모두 뛰어나다. 이들을 상대로 원톱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면,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유럽 공포증, 이번에 깨야 WC서 승산

한국은 2011년 6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승리한 이후 2년이 넘도록 유럽팀에게 고전하고 있다. 폴란드(2011년 10월)와 무승부에 그쳤고, 스페인(2012년 5월), 크로아티아(2013년 2월, 9월)에 연패를 당했다. 유럽 공포증이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중이다. 그래도 아직은 이 말을 사용하긴 이르다. 2년이라는 시간은 길지만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스페인과 크로아티아는 유럽에서도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팀들이다. 패했다고 해서 크게 실망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홍명보호가 출범한 이후로 유럽팀과 한 번밖에 만나지 않았다.

스위스, 러시아전이 고비다. 두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유럽 공포증이라 지적해도 반박하기 쉽지 않다. 6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에 가면 유럽팀을 반드시 상대해야 한다. 이근호도 "어차피 유럽팀은 만나게 돼 있다.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못 이겼다면 이번에 이기면 된다"라고 말했다. 피해서 될 일이 아니다. 한국은 최대 2팀에서 최소 1팀과 월드컵 조별 라운드에서 경쟁한다. 홍명보호가 앞으로 유럽팀을 상대로 기량을 점검할 기회는 많지 않다. 이번 2연전읕 통해 반드시 승리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경쟁, 혹은 기회

홍명보호의 전체적인 윤곽은 잡혔지만, 세부적인 경쟁은 이어지고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골키퍼다. 정성룡(28, 수원블루윙즈)의 부진에 김승규(23, 울산현대)의 진화가 겹치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성룡은 지난 주말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면서 뭇매를 맞았다. 반면 김승규는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낮은 실점률을 자랑한다. 경쟁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경쟁자들의 부상으로 인해 기회를 잡은 선수들도 있다. 구자철의 공백은 김보경(24, 카디프시티)에게는 기회다. 왼쪽엔 손흥민, 오른쪽엔 이청용이 버틴다. 결국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구자철과 김보경이 경쟁하는 구돈데, 이번에는 김보경이 기회를 잡았다.

박주호(26, 마인츠05)도 마찬가지다. 윤석영(23, 돈카스터로버스)이 갑작스레 발목 부상을 당해 급하게 대표팀에 승선했다. 여기에 김진수(21, 알비렉스니가타)까지 어깨 부상을 당했다. 소속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만큼 스위스, 러시아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창수(28, 가시와레이솔) 대신 발탁된 신광훈(26, 포항스틸러스)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급부상했던 한국영(23, 쇼난벨마레)도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중앙 미드필더 한 자리를 두고 고명진(25, FC서울)과 박종우(24, 부산아이파크)가 경쟁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어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지 모른다. 이런 일들에 대비해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상황이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질 수 있다. 준비된 자들만이 선택 받을 수 있다. 기회를 살리는 건 전적으로 선수들의 몫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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