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 아들' 김영권이 밝히는 리피의 모든 것

류청 2013. 11. 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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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한국 언론에 보도되는 것만 보면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다"

월드컵과 UEFA챔피언스리그를 거머쥐었던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헝다(이하 광저우) 감독 이야기다.

세계적인 명장 리피 감독은 '2013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1.2차전을 치르며 고집불통 할아버지의 면모가 부각됐다. 전북현대와의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 참석을 두고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서울과의 결승 1차전을 앞두고 전후 사정을 잘라내고 "서울이 훈련장을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원성을 샀다.

오만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고, 아시아축구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많았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또 달랐다. 중국언론과 팬들을 대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명장이었다. 사물은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관계에 따라 다른 면모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면모①: 승부욕 강한 호랑이 감독

'리피 아들'라는 별명을 지닌 김영권이 만나고 경험한 리피는 한국에 비춰진 모습과는 달랐다. 김영권은 10일 '풋볼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선수들을 잘 대해준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는 엄하지만 밖에서 만나면 따뜻한 할아버지 혹은 아저씨 같다. 어디에서 마주쳐도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축구를 대하는 리피의 자세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특별한 감독"이라며 "나이가 많지만 훈련장에서 직접 뛰면서 선수들을 지도한다.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선수들을 손으로 직접 잡아당기거나 밀기도 하는데 힘이 장사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이탈리아어로 욕도 한다. 하도 많이 해서 선수들이 다 알아들을 정도"라고 말하며 웃었다.

리피는 선수들을 항상 긴장상태로 몰아넣는 재주가 뛰어났다. 광저우 같은 강한 전력을 지녔더라도 정신적으로 나태해지면 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권은 "하위권팀들과 경기를 준비할 때 더 지독하다. '나는 진짜 걱정이다. 너희는 더 긴장해야 한다'라고 끊임없이 다그친다"라고 말했다.

면모②: 다혈질 이탈리아 할아버지

인간적인 면모는 또 달랐다. 김영권은 "리피 감독이 성질이 정말 급하다"라고 말했다. 흔히 이탈리아 사람들의 기질은 한국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한다. 가끔은 다혈질적일 정도로 열정적이면서 성질이 급하고, 속정이 깊다. 김영권이 1년 6개월 동안 느낀 리피의 기질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영권은 "우승 후에 리피 감독과 사진을 동료가 찍어줬다. 그 선수가 조금 주저하니까 바로 '빨리 안 찍고 뭐하냐'라는 이야기를 하더라"라며 "이야기할 때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하고 간다. 듣지 않고 말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실생활에서의 리피 감독은 평범한 이탈리아 할아버지와 다름 없었다.

면모③: 김영권의 '아버지'

김영권의 별명은 '리피 아들'이다. 영입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리피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다. 리피 감독이"내가 너를 아들처럼 생각한다"라고 말하는데 그치지 않고 리피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친아들이 김영권을 매우 아끼고 있다. 김영권은 뛰어난 실력과 두 사람의 리피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리피 감독이 모든 선수에게 그러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 공격수인 엘케손은 리피 감독이 보이면 김영권에게 "저기 네 아버지가 지나간다"라고 말할 정도다. 리피는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 상대방을 흔드는 면모와 함께 애정 있는 제자를 아들처럼 아낄 정도로 정이 많은 면모를 함께 지니고 있었다.

사진=김영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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