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 홍명보의 '현역시절' 가슴에 품은 사연

류청 2013. 11. 5. 11:27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한국영(23, 쇼난벨마레)의 서울 집에는 특별한 사연을 지닌 유니폼이 있다.

바로 홍명보 국가대표팀감독이 J리그 벨마레히라츠카(1997~1998년, 현 쇼난벨마레)에서 활약할 당시 입었던 유니폼이다. 홍 감독의 친필사인도 들어가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구하기 힘든 물건이다.

한국영은 이 유니폼을 지난 10월 얻었다. 홍 감독이 직접 선물한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연이 있다.

부상으로 '2012 런던올림픽' 직전에 대표팀에서 제외된 한국영은 생각보다 빨리 국가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최강희 감독과 홍명보 감독 모두 한국영을 신뢰했다. 그리고 한국영은 지난 9월 벌어진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친선 2연전에서 모두 교체로 나서며 입지를 조금씩 늘려갔다.

한국영은 10월 브라질, 말리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도 대표팀에 포함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기 전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소속팀인 쇼난의 사장인 마카베 키요시는 한국영에게 고이 간직했던 홍 감독의 현역시절 유니폼을 건넸다.

"정말 아끼던 유니폼이다. 이걸 받고 가서 열심히 뛰어달라." 마카베 사장은 소중하게 보관했던 유니폼을 한국영에게 선물하며 선전을 부탁했다. 마카베 사장은 소속팀 선수인 한국영이 잘 되길 바라면서 자신의 애장품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영은 뜻밖의 선물에 놀랐고, 마음이 뜨거워졌었다고 했다. 그는 '풋볼리스트'와 히라츠카 현지에서 만난 자리에서 "정말 귀한 물건이었다. 사장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의 유니폼 덕분이었을까? 한국영은 브라질, 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활약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팬들에게 확실하게 보였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스위스, 러시아와의 친선경기를 위핸 대표팀 명단에도 포함됐다.

한국영은 마카베 사장에게 유니폼 값을 충분히 지불한 셈이다. 홍 감독의 유니폼은 마카베 사장의 집에서 한국영의 서울 집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마카베 사장은 한국영의 성장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마카베 사장은 원래 조경업체를 운영하던 사업가로 1998년에 벨마레의 긴급한 요청으로 구단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사로 시작해 10년 넘게 대표로 활약 중이다. 마카베 사장은 10년 동안 무보수로 일한 것으로 유명하다.

유니폼 사진=한국영 제공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