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만 문제가 아냐.. 홍명보호에 기성용이 필요한 이유

한준 2013. 9. 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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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전주] 한준 기자= 홍명보호의 가장 큰 과제로 많은 이들이 최전방의 주인을 찾는 일을 꼽는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 후 치른 6경기에서 김동섭, 서동현, 김신욱, 조동건, 구자철, 이근호, 김보경 등을 최전방 자원으로 기용하며 원톱, 투톱, 제로톱 등 모든 공격 전술을 테스트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많은 숫자가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라는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하면서 대안찾기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원톱을 찾는 일 보다 시급한 것은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아직 홍명보 감독은 모든 카드를 다 꺼내지 않았다. 그는 크로아티아전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몇몇 거론되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 선수들이 전혀 가동이 되지 않았다"고 넌지시 말했다.

그 1차 대상은 박주영은 아니다. 홍 감독은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는 박주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아직은 소집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최고의 실력을 가졌으나 아직 한 번도 홍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한 선수는 미드필더 기성용이다. 홍 감독은 3기 명단을 발표하며 소속팀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배려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여름 이적 시장 막바지에 스완지시티에서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했다. 새로운 팀과 계약하고 발을 맞추기 위한 시간을 준 것이다.

크로아티아전에 한국은 그동안 중원에서 템포를 조절하고 볼을 배급하며 패스 플레이의 축을 담당하던 하대성을 쉬게 했다. 그 동안 많은 시간 출전했고, 아이티전에 이명주와 짝을 이뤄 플레이했기 때문에 구자철, 박종우, 한국영 등 다른 중원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라키티치, 페리시치 등 스페인 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가 포진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힘과 기술은 물론 운영 능력에서 큰 차이가 났다.

현재 대표팀의 중원 경기 운영은 하대성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하대성이 중원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경기력 차이가 크다. 크로아티아전에 한국이 만들었던 많은 좋은 기회는 이청용, 김보경, 손흥민의 개인 능력을 통한 장면이 대부분이었다. 팀 전체가 만들어 가는 플레이가 적었다. 홍 감독이 아이티전 대승에 만족하지 못했던 이유, 크로아티아전에 절반의 합격점을 준 이유와 상통한다.

하대성보다 앞서 대표팀 중원의 열쇠 역할을 했던 선수는 기성용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세계적인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조합은 돌격대장 박종우와 조율사 기성용이었다. 게다가 기성용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가장 위협적인 킥을 시도할 수 있는 선수다. 기성용이 빠진 뒤 세트피스 상황에서 시도되는 크로스가 무뎌졌다. 세트피스 상황에는 원톱 공격수 외에 많은 선수들이 득점에 가담할 수 있다. 원톱 교체 외에도 득점력을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팀 중에서도 중원 운영에 가장 큰 공을 들여온 스완지시티에서 1년을 보내며 조율 능력이 더 발전했고, 킥력도 여전하다. 187cm의 큰 키에 체구도 당당하다. 영국 언론도 "피지컬을 갖춘 패서"라고 호평하고 있다.

홍 감독은 9월 중 영국으로 건너가 프리미어리그 활동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면담을 가질 계획이며, 이 일정에 기성용을 만날 예정이다. 10월 브라질, 말리전에는 기성용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높다. SNS 파문 이후 소집되지 않은 기성용이 홍명보호의 마스터키가 될 수 있을까? 홍명보호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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