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路] 이명주의 등장, 박지성 은퇴로 잃은 심장을 되찾다

2013. 6. 12.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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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취재팀= 우즈베키스탄전의 MVP는 이명주(22, 포항)였다. 이명주는 A매치 데뷔전의 중압감을 극복하며 중원 장악에 일조, 보이지 않는 활약을 인정받았다. 경기장 전역을 넘나드는 이명주의 활동량과 적극적인 압박은 대표팀의 큰 플러스 요인이었다. 박지성의 은퇴로 잃었던 대표팀의 심장을 새롭게 발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명주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박종우와 함께 중원 사수의 임무를 맡은 이명주는 전후 좌우를 가리지 않고 중원을 휘저었다. 김남일이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은 젊은 미드필드 조합을 내놓았다. 이명주는 이날이 첫 A매치, 박종우는 세번째 A매치였다. 자칫 경험 부족으로 말릴 수도 있었다.

우즈벡에는 아시아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세르베르 제파로프가 있었다. K리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을 괴롭힐 제파로프를 최대한 묶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명주는 지난 시즌 K리그 신인상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A매치는 경험이 중시되는 경기였기에 불안한 시각도 존재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명주는 박종우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수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도움을 줬다. 대표팀이 A매치 여덟 경기 만에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김영권, 김창수가 가세한 포백의 활약도 있었지만 그 앞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끈 미드필더의 플레이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명주의 활동량은 단연 최고였다. 양팀 페널티박스 사이의 엄청난 영역을 커버하며 전방 압박의 출발점이 됐다. 우즈벡의 역습 상황에선 적극적인 압박과 견제를 펼쳤다. 이명주의 조기 차단으로 한국은 절대적인 위기를 피했다. 이명주의 차단에 다급해진 우즈벡은 중거리슛에 의존해야 했다. 차단 후 공격으로 연결하는 매끄러운 플레이는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활동량은 '산소탱크'으로 불린 박지성을 연상케 했다.

전반 41분에는 순간적으로 2선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공격에 가세했다.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받아 치고 들어간 이명주는 우즈벡 수비를 달고 슈팅까지 연결했다. 소속팀인 포항에서 곧잘 보여주던 공격 형태였다. 첫 A매치였고 공격보다는 수비에 좀 더 비중을 둬야 했기에 그 같은 장면을 많이 연출하진 못했지만 2선 침투에 이은 골 결정력은 이명주의 또 다른 무기다.

이명주 카드는 최강희 감독이 뒤늦게 꺼낸 감이 있다. 레바논전에서 마지막까지 이명주 기용을 고심하다가 결국 한국영을 김남일과 함께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둘의 조합을 실패했다. 김남일의 부상이라는 변수로 투입된 감이 있지만 활발한 움직임과 활동량, 순발력과 수준급의 공격 연계 능력을 지닌 이명주는 대표팀의 공격과 수비를 연결할 중요한 나사임이 증명됐다.

무엇보다 박지성 은퇴 후 중원을 비롯한 전지역에서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심장과 같은 존재를 찾지 못했던 대표팀은 이명주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A매치 데뷔전, 그리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극복한 이명주의 심장은 그 크기만큼은 박지성 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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