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고개 숙인 이유 "축구가 하고 싶었다"

이은혜 기자 2012. 6. 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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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제 축구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고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지금하고 있는 생각은 그 순간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축구를 하고 싶다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군대를 스스로 '면제'받았다며 비난의 중심에 서 있던 논란의 축구선수. 반드시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최초의 입장을 표명한 이후 언론과 일체의 접촉을 끊은 채 세상 밖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던 것 같은 선수. 박주영이다. 그가 13일 축구회관 1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유는? 축구가 너무나 하고 싶어서 였다.그리고 그 자리에는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함께했다. 기자회견장에 박주영과 함께 나타난 홍 감독은 "축구선배로서,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으로서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내가 옆에 있어주겠다고 했고, 그런 마음에 같이 나오게 됐다"며 어깨 한 가득 짐을 짊어진 박주영의 부담을 나눠 가졌다. 왜 함께 나왔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박주영 선수가 군대 안 가겠다고 하면 제가 대신 가겠다고 말하려고 나왔다"는 실 없는 농담까지 던졌다. 평소의 홍명보 감독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던 모습.긴장된 표정으로 기자회견 장에 입장한 박주영은 먼저 자신이 직접 준비해 온 문건을 낭독했다. "개인적으로 생각이 정리가 안 돼 빨리 입장을 표명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것이 본인이 밝힌 공식입장의 핵심. 이후 취재진들의 질의 그리고 박주영의 응답이 이어졌다.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인터뷰는 30분 가까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밀도 있게 진행됐다. 다음은 13일 오전 10시 축구회관 1층에서 진행된 박주영의 인터뷰 전문. 그 동안 계속해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오늘 이렇게 인터뷰에 나서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공식적으로 입장정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주변의 조언도 많이 들었다. 모든 국가대표팀 선수 선발은 감독님의 몫이지만 일단 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서게 되었다. 병역연기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속사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연장허가를 받았을 때 미리 말씀을 드리지 못한 부분, 정리를 하는 부분에서 조금 늦어졌던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러한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이라도 더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택한 방법이다. 하지만 병역의 의무는 저뿐만아니라 모든 남자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또 한 사람의 축구선수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 홍명보호 합류가 확실 시 되고 있는데. 런던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는?제게는 개인적으로 지금 올림픽대표팀에 있는 선수들이 엄청난 존재들이다. 지금까지 축구선수로서 지내왔던 시간들 모두가 생각이 나지만 승패를 떠나 올림픽선수들과 같이 했던 시간들은 너무나 소중한 기억이다. 이렇게 입장을 밝히고, 기회가 된다면 운동장에 있던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저 가장 행복하게 축구를 했던 순간으로 돌아 가, 다시 행복하게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이 자리에도 나오게 됐다. 저희들 뿐만 아니라 경기를 보시는 분들도 그 행복한 모습을 보시면 조금이라나 기쁨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 지난 시즌 내내 아스널에서 너무 출전기회가 적었다. 지금 몸 상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에 무리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리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계획이 있는지.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얼마나 정상적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지는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제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약속해 주신 홍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를 믿고 있다. 이적에 관해서는 특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말씀을 드릴 것이 없다. 일단은 계약기간까지 잔류할 것이다. 장기체류 허용은 운동선수가 병역을 연기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은 아니다. 해당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국가대표팀 수당도 받을 수가 없는데, 이런 부분들에 관해서는 입장을 세웠는지?병역을 기피하려는 목적은 결코 아니었다. 연기를 해서 조금 더 축구선수로서 하고자 했던 부족한 저의 생각이었다. 37살까지 연기할 수 있는 법이다. 어떻게 하다보면 군대를 안 가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병무청에 제가 자필로 쓴 내용과 '반드시 병역을 이행하겠다' 입장이 이미 여러 번 방송으로도 나갔다. 그런 부분들이 거짓말이라면 그렇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현역으로 입대를 하겠다는 입장은 그 어떤 다른 상황이 와도 특별히 바뀌거나 할 생각은 없다.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게 되면 병역이 면제가 된다. 염두해 두고 있나?지금은 메달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저 같은 선수에게 신뢰를 보내주신 코칭스태프 그리고 저에게 좋은 말을 해준 그 선수들과 즐겁고, 행복한 축구를 다시 하는 것 그리고 그런 행복한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금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다. 최강희 감독이 기자회견을 요청했을 때에는 하지 않았다. 관계가 소원해 질 수도 있어 보이는데.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최강희 감독님과 제가 소원해 졌다고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에 제 입장이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지 누구 한 사람 때문이 아니었다. 그 당시에 제 입장이 곤란했기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 뿐이다. 대표팀을 뛰거나, 안 뛰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언제, 어떻게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 지를 고민했던 것이다. 오늘 이 자리를 가지게 된 것도 다시 한번 제 솔직한 마음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그간 마음이 답답했을 텐데 기자회견을 마친 지금 심경은 어떤가?제가 말 주변이 없다보니 무어라 이야기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렇게 말씀드리게 되어서 마음이 편안하다.(축구회관=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이은혜 기자 youhir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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