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2개 패스 중 251개가 뒤로, 옆으로.. 죽도록 뛰지만 실속이 없다

민학수 기자 2011. 10. 1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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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초 비주얼 트래킹 분석

축구는 데이터에 약한 스포츠라고 한다.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에도 엄청난 통계를 쏟아내는 야구에 비해 축구는 슈팅과 코너킥 수, 뛴 거리 등 간단한 몇 가지 숫자밖에 내놓지 못하는 종목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축구 경기 90분간 선수들의 움직임과 패스 방향·횟수, 공의 흐름까지 모두 포착하는 시스템이 있다. 조선일보 는 축구 경기 분석업체인 비주얼 스포츠(대표 김창훈)와 함께 국내 언론 사상 처음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을 비주얼 트래킹 방식으로 정밀 분석했다. 지난 11일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UAE 전이 그 첫 대상이다.

532개 패스 중 백패스가 149개

UAE전의 경기 데이터를 보면 최근 한국 축구의 '역주행'은 무엇보다 너무 많은 백패스와 상대에게 자주 끊기는 횡(橫)패스, 형편없을 정도로 부정확한 크로스에 원인이 있었다.

대표팀은 UAE전에서 패스 성공률 79%(532개 시도 418개 성공)를 기록했다. UAE의 52%(206개 시도 107개 성공)는 압도한다. 하지만 532개의 패스 중 자신보다 앞쪽에 있던 선수에게 패스한 것은 281개(53%), 횡패스가 102개(19%), 백패스가 149개(28%)였다. 횡패스는 자신보다 앞이나 뒤쪽 15도 이내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한 것이다.

패스의 숫자는 UAE(206개)보다 배 이상 많았지만 절반 가까이가 득점을 노리는 전진 패스가 아니라 옆이나 뒤로 돌리는 패스였다. 특히 이날 상대에게 허용한 7차례의 슈팅 대부분이 우리 진영에서 횡패스를 하다 끊겨 역습을 당한 것이다.

거리별 패스 성공률을 보면 문전으로 가까이 갈수록 정확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단점을 볼 수 있다. 대표팀이 이날 경기에서 10m 미만의 단거리 패스를 한 것은 151개인데 성공률이 63%(95개 성공)밖에 되지 않았다. 25m 이상 장거리 패스의 성공률 79%(108개 시도 85개 성공)보다도 떨어진다.

"많이 뛰지만 실속 없는 축구"

UAE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뛴 총거리는 114.04km로 UAE(106.23km)보다 거의 8km를 더 뛰었다. 이는 2010 남아공 월드컵 1차전에서 그리스 를 압도했던 당시의 월드컵 대표팀이 기록한 109.17km보다도 5km를 앞서는 수치다.

미드필더 이용래 (11.86km)와 서정진(11.63km)· 기성용 (11.22km) 등 세 명은 무려 11km 이상을 달렸다. 체력적으로 현 대표팀은 남아공월드컵 때보다도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볼 점유율에서도 75% 대 25%로 앞서고 패스 성공률까지 따져보면 경기결과가 2대1로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이 기록한 슈팅은 10개, 그중 골문을 향한 유효 슈팅은 박주영 이 선제골로 연결한 슈팅 1개뿐이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밀렸던 UAE가 7차례 슈팅(유효슈팅 1개)을 기록했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대표팀이 비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하게 되는 원인은 백패스 등 무의미한 패스가 많은데다 결정적인 순간의 패스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한 박자 빠른 패스를 하고 선수들 간 유기적인 움직임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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