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조선수들 '욱일승천기' 입고 메달 땄다

2012. 8. 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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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국주의 상징 형상화한 유니폼 착용했지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문제없이 획득해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뛰다 동메달 수여가 보류된 가운데 일본 체조 선수들은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한 유니폼을 입고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아무 문제없이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5월12일 영어판 기사로 "런던 하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 체조선수들이 떠오르는 태양(rising sun)을 세련되게(stylized) 디자인한 문양이 선명하게 박힌(emblazoned) 옷을 입게 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내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일본의 공식 국기인 일장기가 아닌 욱일승천기를 상징하고, 영어 명칭(rising sun flag) 역시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일장기(The flag of Japan)와 구별된다. 결국 이 옷을 입고 출전한 일본 선수들은 남자 기계체조 개인부문에서 우치무라 코헤이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획득했고,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문제는 욱일승천기(Rising Sun flag)가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공식국기는 1868년부터 지금까지 일장기이지만, 일본군은 별도로 욱일승천기를 군기로 사용해왔다. 일본 육군이 1870년 처음 육군기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1889년 일본 해군이 뒤이어 군기로 채택한 욱일승천기는 전 일본군의 상징이 됐다. 일본이 1940년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며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하자 욱일승천기는 '대동아기'로 불리며 제국주의의 선봉에 섰다.

일본은 욱일승천기를 내걸고서 위안부, 강제징용, 학살 등의 전쟁범죄를 자행했다. 위키피디아도 '욱일승천기가 전쟁기(war flag)로 사용됐다'고 적었다. 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자 미군은 욱일승천기의 사용을 금지시켰지만, 잠시 뿐이었다. 한국전쟁 기간 중인 1952년 창설된 일본 해상자위대는 욱일승천기를 다시 군기로 제정했다. 미국은 한국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가 필요해지자 욱일승천기의 재등장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일본의 욱일승천기는 독일 나치의 하겐크로이츠(卐)와 같은 성격의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 누리꾼은 본인의 블로그에 "일본 체조선수들은 욱일승천기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 출전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나서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트위터 아이디 @nie**는 "욱일승천기는 나치의 하겐크로이츠(卐)랑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서구의 이중적인 잣대를 지적하기도 했다. 트위터 아이디 @jcu**는 "독일인이 하겐크로이츠를 들고 흔들면 엄청난 비난과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데 일본인이 욱일승천기를 흔드는 것에 대해선 너무 관대하다"고 밝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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