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2012]'기분좋은 대진운' 신종훈, 24년 노골드 恨(한) 풀까?

조용석 2012. 8. 3. 09: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조용석 기자 = '해 볼만 하다'

한국 복싱 24년 노골드의 한을 풀어줄 신종훈(23·인천시청)이 시합 전 기분좋은 선물을 받았다. 바로 '매우 맑은' 대진운이다.

신종훈은 지난달 28일 발표된 런던올림픽 남자 복싱 49㎏급 조추첨에서 톱시드를 받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우쉬밍(31·중국)에 이어 2번 시드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세계랭킹 2위인 저우쉬밍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을 따내며 수년간 이 체급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세계랭킹 1위인 신종훈보다 훨씬 메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이트플라이급 세계랭킹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강자는 나란히 시드를 받았지만 대진표를 비교해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신종훈은 '해 볼만 한' 대진표를 받은 반면 저우쉬밍은 '첩첩산중'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험난한 대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리아의 알렉산드로프 알렉산더(28)와의 16강전을 시작으로 금메달 항해를 시작하는 신종훈은 결승전 전까지 특별한 난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LOGOC)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저우쉬밍을 위협할 선수로 뽑은 5명의 선수 중 신종훈과 캐오 퐁프라윤(32·태국)을 제외하고 3명의 선수들이 모두 저우쉬밍조에 몰려있다.

신종훈이 결승전 전까지 조심해야 할 선수는 8강에서 만날 것으로 보이는 캐오 퐁프라윤과 준결승에 맞붙을 수 있는 러시아의 데이비드 아이라페티안(29) 정도다.

캐오 퐁프라윤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강자들을 줄줄이 무너뜨리며 8강까지 올라 화제를 모았다. 퐁프라윤은 저우쉬밍과 붙은 8강전에서도 8-14로 석패, 깜짝 실력이 아님을 증명했다.

준결승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비드 아이라페티안은 2009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신종훈에게 9-1 완승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저우쉬밍의 대진은 훨씬 험난하다. LOGOC가 꼽은 금메달 기대주 5명 중 3명이 몰려 있을 뿐만 아니라 신종훈과 맞붙을 캐오 퐁프라윤에 비해 경력도 화려하다.

아일랜드의 패디 반즈(25)는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정상급 복서다. 이후로도 2010년 유럽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는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세르담바 프레브도르즈(27·몽골) 역시 저우쉬밍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상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저우쉬밍에게 막혀 은메달에 머문 프레브도르즈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젊은 피' 마크 바리가도(필리핀·19)도 저우쉬밍이 넘어야 할 산이다. 19세에 불과한 마크 바리가는 지난 6월 우즈벡 타슈켄트에서 열린 시드니잭슨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관록의 복서 데이비드 아이라페티안 10-9로 물리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해 단숨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OGOC가 금메달 기대주로 꼽지는 않았지만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자키포프 비르잔(28·카자흐스탄) 역시 저우쉬밍이 넘어야 할 산이다. 자키포프 비르잔은 광저우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신종훈을 맞아 17-3으로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결국 저우쉬밍이 결승까지 올라오기 위해서는 매 경기 전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신종훈으로서는 결승에서 체력적 부담을 덜고 상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르담바 프레브도르즈나 패디 반즈 등이 올라온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신종훈은 최근 완연한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인천에서 열렸던 2011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해 11월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저우쉬밍에게 석패했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펼친 후 은메달을 따내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마인드 컨트롤'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탈락 후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 훈련 역시 이 부분에 집중했다.

신종훈은 결승상대로 예상되는 저우쉬밍과의 대결은 강점인 '체력'을 한껏 살려 맞붙는다는 계획이다.

이승배(41) 복싱 대표팀 감독은 "1라운드부터 2라운드 중반까지는 치고 빠지는 빠른 스텝으로 상대방의 체력을 빼 놓을 예정이다"며 "2라운드 후반부터 체력이 빠진 상대에게 공격적으로 나간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분위기도 좋다. 신종훈은 지난달 25일 런던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랭킹 1위라고 해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것보다는 매사에 열심히 훈련해서 땀을 흘린 만큼 대가를 받고 싶다"며 "어차피 내가 넘어야 할 상대들이라면 즐기면서 임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배 감독 역시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표정이 밝은 것이다. 다들 빨리 경기를 했으면 하는 분위기다. 땀을 흘릴 만큼 흘렸기에 경기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복싱 24년 노골드의 한을 풀어줄 신종훈의 금빛 도전은 5일 오전 5시15분 16강전부터 시작된다.

chojuri@newsis.com

<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