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아람, 3 · 4위전 거부하려다 등 떠밀려 출전"

임종률 2012. 8. 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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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협회 "대한체육회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전"

[런던=CBS체육부 임종률 기자]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4강전에서 억울한 패배를 당한 신아람(26, 계룡시청)이 당초 동메달 결정전을 보이콧하려고 했지만 억지로 출전해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팀과 함께 런던올림픽에 나선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1일(이하 한국 시각) CBS와 통화에서 "신아람과 심재성 코치는 원래 3, 4위전에 나설 마음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의 권유로 경기에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신아람은 전날 4강전 연장 끝에 눈앞에 둔 승리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날아갔다.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의 공격을 세 차례나 막아내는 동안 1초가 흐르지 않아 마지막 네 번째 공격을 허용했다. 심재성 코치 등 대표팀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신아람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1시간 동안이나 피스트를 떠나지 못하고 최종 판정을 기다렸다. 절망과 긴장 속에 녹초가 된 신아람은 도저히 경기에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 협회 관계자는 "최종 결정 후 10분 뒤에 3, 4위전을 한다고 하더라"면서 "1시간을 쉬었던 선수와 경기가 되겠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 "3, 4위 전 출전하면 오심 인정…체육회장 말 어떻게 안 듣나"

3, 4위전을 거부하려 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판정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3, 4위전에 나서면 오심을 받아들이는 게 되기 때문에 선수와 코치는 경기에 나서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끝내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체육계 수장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경기와 항의 과정을 지켜본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3, 4위전에 출전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선수와 코치가 대한체육회장의 말인데 어떻게 듣지 않을 수 있었겠나"고 말했다.

박용성 회장의 출전 결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대목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제유도연맹 회장 등을 역임한 박회장은 누구보다 국제 스포츠계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 신아람의 경우 절차에 맞게 두 차례에 걸쳐 제기한 이의 신청이 기각된 상황에서 판정 번복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이콧하면 돌아올 불이익도 염두에 둔 판단이었다. 박회장은 국제펜싱연맹에 신아람 경기와 관련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한 뒤 기자회견에서 "계속해서 항의를 했다면 신아람이 블랙 카드를 받아 올림픽 출전 기록 자체가 삭제되고 단체전 출전도 금지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자 에페 단체전은 물론 향후 펜싱 대표팀 경기 전체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4년 동안 올림픽 금메달만을 위해 땀흘려온 신아람은 이미 깊은 상처를 입었다. 3, 4위 전에서 동메달을 딴다고 해도 '멈춰버린 1초'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단체전에서 동료들과 함께 메달을 딴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결코 나서고 싶지 않았던 경기에 등 떠밀려 출전한 게 된 셈이다.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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